Outlander아웃랜더/3. Voyager

Chapter 42. The Man in the Moon 달 속의 남자

페이쓰 2017. 9. 9. 02:12

 

 

 

 

 

42. The Man in the Moon 달 속의 남자 

 

그의 직위의 뜻처럼 제이미의 화물관리인으로서의 임무는 그리 많지 않았다. 화물과 관련된 종이 서류의 내용물을 대비시켜 아르테미스가 정말로 필요한 양의 가죽, 깡통, 그리고 황을 싣고 있는지에 대한 확인을 제외하면, 바다에 있는 동안 그가 할 일은 없었다. 그의 임무는 우리가 자메이카에 도착하며 다시 시작될 것으로, 화물이 내려지는 동안 다시 확인하고, 필요한 세금을 낸 다음 수수료를 제하고 물건들을 팔고 서류작업을 하는 것이었다.

그러는 동안, 그에게 - 혹은 나에게 - 는 할 일이 많지 않았다. 갑판 장교인 피카드 씨는 제이미의 강인한 모습을 탐욕스럽게 바라보았지만, 그가 선원이 될 만한 그릇이 못된다는 것은 명확했다.

다른 선원들처럼 빠르고 민첩했지만, 로프나 항해에 대한 그의 무지함은 가끔씩 단순한 근력이 필요할 때의 상황을 제외하고는 그를 쓸모없게 했다. 그가 군인이지 선원이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했다.

그는 매일매일 열리는 사격 연습에 열의를 갖고 보조했는데, 그들의 창고에 든 엄청난 소음을 내는 네 개의 커다란 권총들을 옮기도록 도와주거나, 보병인 톰 스터지스와 남들이 쉽게 알지 못하는 권총 상식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곤했다. 이 우레와 같은 활동들이 벌어지는 동안; 마르살리, 윌러비 씨, 그리고 나는 없어진 손 때문에 포격에서 제외되는 퍼거스의 주의 속에서 안전하게 떨어진 곳에 앉아 있었다.

내게 놀라움을 일으킨 것은, 내가 선원들로부터 적은 질문만 받고도 배의 의사로 받아들여졌다는 것이었다. 작은 상선에는, 돌팔이 의사 (이발사 겸 의사) 조차도 흔치 않다는 것을 퍼거스가 설명해주었다. 선원들의 작은 부상들과 질병을 처리하는 사람은 일반적으로 보병의 아내 - 만약 그가 있다면 이지만 - 였다.

나는 찧은 손가락들과, 화상을 입은 손, 피부 감염, 농양이 생긴 이빨, 그리고 전염성 질병들을 일반적으로 처리했지만, 선원들은 겨우 서른둘에 불과했고 매일 아침의 진료 소집 시간을 제외하고 나를 바쁘게 만들 정도의 일은 드물었다.

결과적으로, 제이미와 나는 둘다 자유 시간이 아주 많았다. 그리고 아르테미스가 점차 남쪽으로 들어서며 대서양의 거대한 소용돌이 꼴 안으로 들어감에 따라, 우리는 그 시간의 대부분을 서로와 함께 보내게 되었다.

내가 에딘버러로 돌아온 이래 처음으로,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있었다; 우리가 서로에 대해 알고 있었던, 반쯤 잊고 있던 것들을 다시 배우고, 경험이 빚어낸 새로운 측면들을 찾아내며, 위험이나 일상의 방해 없이 단순히 서로의 존재에 기쁨을 느꼈다.

우리는 규칙적으로 갑판을 산책하며 위 아래로 오르내리고, 선을 그어 구별하며 모든 것에 대해 이야기 하고 아무 것도 이야기하지 않으면서, 바다 항해의 현상들에 대해 서로에게 가리켜보였다; 일출과 일몰의 장관, 이상한 녹색과 은색 고기 떼들, 떠다니는 해초의 거대한 섬들, 수 만 마리의 작은 게들과 해파리들, 매끈한 돌고래들이 며칠 동안 줄을 지어 나타나 배와 함께 수영을 하고, 마치 물 위의 신기한 생물을 구경한다는 듯 가끔씩 뛰어오르는 일.

달은 크고 빠르고 금빛으로 떴으며, 엄청나게 반짝이는 원반이 위로 미끄러져 물 밖으로 빠져나가 마치 불사조가 날아오르는 듯 하늘 안으로 갔다. 물은 이제 어두워져서 돌고래들은 보이지 않았지만, 나는 어쩐지 그들이 여전히 거기 그대로 있어서, 어둠 속에서 배와 함께 속도를 맞추고 있다고 생각했다.

거대한 원이 세상의 가장 자리 위로 걸리기 위해 솟아 오르기 시작해 거의 만질 수 있을 것처럼 가까이 보이는 이 순간은 천 번을 본 선원들 조차도 숨을 못쉬게 만드는 장면으로, 멈추어서 그 장관을 보는 것에 기쁨의 한숨을 쉬게 하곤 했다.

제이미와 나는 그것에 열망하며 난간 옆에 가까이 붙어 서 있었다. 그 표면의 어두운 점들과 그림자들을 쉽게 만들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너무 가까워서 당신이 달 속의 남자에게 말할 수 있을 것만 같아요,' 그가 웃으며 말하고는 머리 위 꿈꾸는 금빛 얼굴에게 인사하듯 한 손을 저었다.

"'흐느껴 우는 플레이아데스는 서쪽으로 향했고/ 달은 바다 아래에 있었다,'" 내가 인용했다.

"그리고 봐요, 이것도, 저기 아래에 있어요." 내가 달빛의 흔적이 깊어져 마치 달의 쌍둥이가 그 아래 잠긴 것처럼 반짝이는 물속을 향해 난간 위를 가리켰다.

"내가 떠날 때," 내가 말했다. "사람들은 달로 날아갈 준비를 하던 중이었어요. 그들이 그걸 해냈을까 궁금하네요."

"하늘을 나는 기계들이 그렇게 높이 가나요, 그럼?" 제이미가 물었다. 그는 달을 향해 눈을 가늘게 떴다. "그거 정말 대단하네요, 지금으로선 이렇게 가까이 보이지만. 천문학자가 쓴 글을 읽었는데 - 그가 말하길 어쩌면 지구에서 달까지는 3000리그 일거라더군요. 그럼 그가 틀린 건가요, 아니면 오로지 그 물건이 - 비행기였던가요, 그게? - 그렇게 멀리 날 수 있나요?"

"그건 특별한 종류에요, 로켓이라고 부르죠," 내가 말했다. "사실, 달까지는 그것보다 훨씬 더 멀고, 지구에서 멀리 떨어지고 나면, 우주에는 숨쉴 공기가 없어요. 그들은 음식과 물처럼 그것들을 여행에 함께 가지고 가야해요. 그걸 어떤 종류의 금속 용기안에 담죠."

"정말요?" 그가 빛과 호기심이 가득한 얼굴로 위를 올려다 봤다. "그곳은 어떤 모습일까요?"

"난 알아요," 내가 말했다. "사진들을 봤죠. 거긴 돌로 가득하고, 황무지로, 아무 생명체도 없어요 - 하지만 절벽들과 산들 그리고 크레이터들로 매우 아름답죠 - 여기서도 그 크레이터들을 볼 수 있어요; 저기 어두운 점들이요." 내가 웃고있는 달을 향해 고갯짓하고는 이내 제이미를 향해 나 역시 웃었다. "저긴 스코트랜드와 그리 다르지 않아요 - 녹색이 아니라는 점만 빼구요."

그는 웃다가 이내 분명 "사진들" 이라는 단어에  기억해낸 듯 코트 안으로 손을 뻗어 사진들이 든 작은 꾸러미를 꺼냈다. 그는 그것을 아주 조심히 다루며 다른 어떤 사람에게도, 심지어 퍼거스에게도 보이지 않았지만, 지금 여기에는 방해가 적고 우리 둘 만 있었다.

그가 사진들을 한장 씩 천천히 넘길 때마다 변하는 브리아나의 빛나는 얼굴을 충분히 볼 수 있을 정도로 달이 밝았다. 사진 가장자리들이 닳아 있는 것이 보였다.

 

"그럼 그녀는 달 위를 걸을 수 있게 될까요, 당신은 어떻게 생각해요?" 그가 비밀스러운 몽상에 빠져 사진이 찍힌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창문 밖을 바라보는 브리의 사진에서 멈춰서 부드럽게 물었다. 그가 다시 한번 우리 머리 위의 구를 바라보았고, 나는 그에게 달을 향해 여행은 매우 어려운 것 같고 정해진 사람이 아니면 갈 수가 없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어찌됐든 저 달은 보통과는 다른 거리였고, 미지의 장소였다.

"나도 모르겠어요,"  내가 살짝 웃으며 말했다.

그는 천천히 사진들을 넘기면서, 자신의 것과 너무도 닮은 딸의 얼굴을 볼때면 항상 그랬듯 완전히 몰입했다. 나는 조용히 그를 관찰하면서, 우리의 불멸성에 대한 이 약속으로 그의 침묵의 기쁨을 공유했다.

나는 그의 이름이 새겨진 스코틀랜드의 그 돌에 대해 짧게 생각하고는, 그것과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에 위안을 느꼈다. 우리가 헤어지는 때가 언제가 되든, 그 기회는 그리 금방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설사 그 일이 언제 어느 때이든지 - 우리에게는 여전히 브리아나가 남아있을 것이다.

하우스만의 시가 또 내 머리 속에서 떠다녔다 - 이름이 적힌 묘비로 멈춰섰네 / 그 심장은 더 이상 뛰지 않고, / 그리고 당신을 사랑했던 그 소년은 / 그의 말을 지켰네.

나는 그에게 가까이 붙어 코트와 셔츠 사이로 그의 몸의 열기를 느끼며, 그가 작은 사진 뭉치를 천천히 넘기는 동안 그의 팔에 내 머리를 붙이고 있었다.

"그녀는 아름다워요," 그가 그 사진들을 볼 때면 항상 그랬던 것처럼 중얼거렸다. "그리고 총명하구요, 그렇게 말했었죠?"

"아빠를 쏙 빼닮았죠," 내가 그에게 말했고, 그가 작게 킬킬거리는 것을 몸으로 느꼈다.  

나는 그가 어떤 사진 하나에서 살짝 굳어지는 것을 인지하고 그가 보고 있는 사진이 무엇인지 보기 위해 고개를 들었다. 브리아나가 열여섯 쯤 되었을 때 해변에서 찍은 사진이었다. 브리아나는 허벅지 깊이의 파도 속에 서서 머리에 모래를 잔뜩 묻히고 그녀의 친구를 향해 물을 차고 있었다. 뒷걸음질을 치며 마찬가지로 웃고 있는 그 소년의 이름은 로드니로 물의 분수에 손을 맞대고 있었다.

제이미는 입술을 오므리고 살짝 얼굴을 찌푸렸다.

"이건- " 그가 말을 시작했다. "그들이- " 그는 멈추고 목을 비웠다. "당신을 비난하려고 하는 건 아니에요, 클레어," 그가 매우 조심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저런 건 살짝.... 외설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나는 웃고 싶은 욕구를 가까스로 참았다.

"아뇨," 내가 침착하게 말했다. "저건 정말로 꽤나 단정한 수영복이에요 - 저 시대에는요." 그 문제의 수영복은 비키니로, 그리 노출이 심한 것은 아니였는데, 적어도 브리의 배꼽 1인치 위로 까지 올라와 있었다. "내가 이 사진을 고른 이유는 당신이 보길 원할 거라고 생각해서에요, 어... 가능한 그녀를 많이 볼 수 있으니까요."

그는 그 생각에 꽤나 놀란 것 같아 보였으나, 그 눈은 저도 모르는 새 풀려 다시 사진으로 향했다. 그녀를 보자 그의 얼굴이 부드러워졌다.

"아, 네," 그가 말했다. "네, 그녀는 정말 사랑스럽고, 그걸 알게 되서 기뻐요." 그가 사진을 들어올려 조심스럽게 살펴보았다. "아뇨, 난 그녀가 입고 있는 옷을 말하는 게 아니였어요; 밖에서 목욕을 하는 대부분의 여자들은 알몸으로 하고, 그들의 피부는 부끄러운 게 아니죠. 이건 단지 - 이 소년때문에요. 거의 벌거벗은 채로 남자 앞에 서있어서는 안되는 거 아니에요?"

그는 가엾은 로드니를 향해 으르렁대었고, 나는 내가 어린 시절의 순수함부터 위협적인 남성이 되기까지 잘 알고 있었던 그 깡마른 작은 소년에 대한 생각에 입술을 깨물었다.

"글쎄요," 내가 깊게 숨을 들이쉬며 말했다. 여기는 살짝 예민한 부분이었다. "아뇨. 내 말은, 애들은 함께 놀아요 - 저렇게요. 그때는 사람들이 다르게 옷을 입는 다는 걸 알잖아요; 내가 말해줬었죠. 날씨가 추울 때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그렇게 많이 가리지 않아요."

"음," 그가 말했다. "네, 당신이 말했었죠." 그는 내가 그에게 말한 것을 기반으로 뚜렷한 감정을 표현하지 않았고, 그에게 있어 그의 딸이 살아있다는 것 외에 도덕적인 것들은 별 감명을 주지 못했다.

그는 다시 한번 그 사진을 쏘아봤고, 나는 브리와 로드니가 둘다 지금 여기 없다는 사실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연인, 남편, 형제, 삼촌, 영주 그리고 전사로서의 제이미를 봤었지만, 흉포한 스코틀랜드 아버지로서의 그의 모습은 한번도 보지 못했다. 그는 꽤나 무시무시했다.

처음으로, 나는 어쩌면 그가 브리의 삶을 직접 보지 못했던 것이 그리 나쁜 일 만은 아니었다고 생각했다; 그는 살아있는 동안 낮밤을 가리지 않고 그녀에게 접근을 시도하는 모든 대담한 소년들을 위협했을 것이다.

제이미는 한두 번 더 그 사진을 향해 눈을 깜박거리다가, 이내 깊은 숨을 들이 쉬었고, 나는 그가 무언가를 물어보고 싶어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당신은 그녀가 - 버진일 거라고 생각해요?" 그의 목소리의 머뭇거림은 거의 들을 수 없을 정도였지만, 나는 이해했다.

"당연하죠," 내가 당당하게 말했다. 정말 매우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기도 했거니와, 지금은 의심할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할 상황이 아니였다. 내가 온 시간에 대해 제이미에게 설명할 수 있는 것들이 있었지만 섹슈얼 자유에 대한 생각은 그것들 중 하나가 아니였다.

"오," 그의 목소리 안에 깃든 안심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것이었고, 나는 웃지 않기 위해 입술을 깨물었다. "네, 좋아요, 당신이 확신한다면, 난 그저 - 그건- " 그는 멈추고 말을 삼켰다.

"브리는 아주 착한 소녀에요," 내가 말했다. 나는 그의 팔을 살짝 쥐어짰다. "프랭크와 나는 서로 그렇게 좋지 않았어요, 하지만 내 입으로 말하긴 좀 그래도 우리는 둘 다 브리에겐 좋은 부모였어요."

"네, 나도 당신이 그랬으리란 걸 알아요. 다른 이야기를 하려던 건 아니였어요."

그는 겸연쩍은 듯 보였고, 그 해변 사진을 조심스럽게 다시 통 안에 집어넣었다. 사진을 다시 그의 주머니 안으로 넣고는 그것들이 안전한지 확인하기 위해 살짝 두드렸다.

그는 일어나 달을 올려다 보았고, 이내 그의 이마들이 살짝 찌푸림을 만들어냈다. 바다 바람이 그의 머리 가닥을 옮겨 묶인 리본에서 헐렁하게 만들자 그는 건성으로 빗어넘겼다. 분명 그의 마음에는 아직 무언가가 남아있었다.

"당신은," 그가 나를 바라보지 않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지금 내게 오는게 현명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클레어? 내가 당신을 원하지 않는다는 건 아니에요," 옆의 내가 살짝 굳는 것을 느끼고 그가 황급히 덧붙였다. 그는 내 손을 잡아 내가 돌아서는 걸 막았다.

"아니! 난 그런 뜻으로 말한 게 아니에요! 주님, 난 당신을 원해요!" 그가 나를 가까이 당기고 그의 심장 위로 내 손을 눌렀다. "당신을 너무도 원해서 가끔씩 난 내 심장이 당신을 갖고있다는 기쁨에 터져버릴 것 같다고 생각해요," 그가 부드럽게 더 덧붙였다. "내 말은 그저 - 지금 브리아나가 혼자 있잖아요. 프랭크는 죽었고, 당신은요. 그녀는 그녀를 지킬 남편도 없고, 그녀의 안전한 결혼을 지켜볼 남자 가족도 없죠. 그 동안 당신을 필요로 하지 않았을까요? 당신이 좀더 기다렸어야 하지 않았을까요, 내 말은?"

나는 내 감정들을 통제하기 위해 노력하며 대답 하기 전 잠시 기다렸다. "봐요 - 그 때는 지금과 같지 않아요."

"나도 그건 알아요!"

"당신은 몰라요!" 나는 내 손을 헐겁게 당기고 그를 노려보았다. "당신은 몰라요, 제이미, 그리고 내겐 당신에게 말해줄 방법이 없어요, 왜냐하면 당신은 나를 믿지 않을 테니까. 하지만 브리는 다 자란 여자에요; 그녀는 그녀가 하고 싶을 때 언제든 결혼 할거구요, 누군가가 그녀를 위해 정해놓은 때가 아니라요. 그 문제에 관해서, 그녀는 결혼할 필요가 없어요. 좋은 교육을 받고 있으니까요; 자기 스스로 필요한 돈을 벌 수 있어요 - 여자도 그걸 할 수 있죠. 그녀는 그녀를 지킬 남자가 필요하지 않- "

"그리고 만약 여자를 지키고 보살필 남자가 필요가 없다면, 그 때는 아주 끔찍한 시간이군요!" 그가 나를 되노려보았다.

나는 깊게 숨을 들이마쉬고 진정하려고 애썼다.

"난 그럴 필요가 없다고는 말하지 않았어요." 내가 그의 어깨에 한 손을 얹고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내 말은, 그녀는 선택할 수 있어요. 그녀는 그럴 필요도 없이 남자와 결혼하지 않아도 되요; 사랑을 위해서는 결혼 할수 있겠죠."

그의 얼굴이 아주 살짝 침착해지기 시작했다.

"당신은 나와 필요에 의해서 결혼했죠," 그가 말했다. "우리가 결혼했을 때."

"그리고 사랑을 위해서 돌아왔죠." 내가 말했다. "내가 어떤 이유에서든 먹고 살 길이 없어서 당신을 필요로 했다고 생각해요?"

그의 얼굴의 주름들이 풀렸고, 그가 내 얼굴을 들여다 보는 동안 내 손 아래 어깨도 이완되었다.

"아뇨," 그가 작게 말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그가 내 주위로 그의 팔을 두르고 나를 가깝게 끌이당겼다. 나는 그의 허리에 내 팔을 두르고 그를 끌어앉으며, 내 뺨 아래 그의 주머니 속 브리아나의 사진이 담긴 작고 평평한 통을 느꼈다.

"난 그녀를 떠나는 걸 걱정했어요," 내가 조금 뒤에 속삭였다. "그녀가 나를 가도록 했죠; 우리는 만약 내가 더 조금 더 기다렸다가, 내가 당신을 찾을 수 없게 될 걸 두려워했어요. 하지만 난 걱정했어요."

"알아요. 난 아무 말도 하지 말았어야 했어요." 그가 그의 뺨에서 내 곱슬머리들을 빗어 넘기고, 부드럽게 아래로 가라앉혔다.

"난 그녀에게 편지를 남겼어요," 내가 말했다. "내가 생각해낼 수 있는 전부였죠 - 내가 어쩌면... 그녀를 다시 볼수 없다는 걸 알면서요." 나는 입술을 세게 붙이고 힘들게 삼켰다.

그의 손가락 끝이 내 등을 매우 부드럽게 매만졌다.

"그래요? 잘했어요, 새서내크. 그녀에게 뭐라고 했어요?"

나는 살짝 떨며 웃었다.

"내가 생각해낼 수 있는 모든 걸요. 엄마다운 충고와 지혜 -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 모든 실용적인 것들 - 집 문서와 가족 서류들이 어디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사는지에 대한 내가 알고 혹은 생각해 낼 수 있는 모든 것들. 난 그녀가 그걸 모두 무시해버리고 근사한 삶을 살았을 거라고 예상해요 - 하지만 적어도 내가 내가 자길 생각했다는 사실을 알겠죠.

이 작업은 내게 거의 일주일을 소요하게 했다. 선반들과 보스턴 집의 책상 서랍들을 뒤져 모든 작업 용지들, 통장들과 권리 문서들 그리고 가족 물건들을 찾아냈다. 프랭크의 가족들에 관한 작은 것들과 조각들이 아무 많이 있었다; 커다란 스크랩 북과 수십 개의 혈통학 계보들, 사진 애범들, 저장된 편지 뭉치들. 내 편의 가족들은 그보다 훨씬 더 간단했다.

나는 내 몫의 상자를 내 옷장 선반 위에 내려놓았다. 작은 상자였다. 모든 학자들이 그렇듯 램버트 삼촌도 '세이버' (역; 물건을 버리지 않고 쌓아두는 사람) 였지만, 그렇게 보관할 물건은 조금이었다. 작은 가족의 필수적인 문서들 - 출생 증명서, 내것과 내 부모님들의 것, 그들의 결혼 증명서, 그들을 죽인 차의 등록증 - 어떤 모순적인 기분이 램 삼촌으로 하여금 그걸 보관하게 했을까? 그가 그 상자를 한번도 열어보지 않고 그저 그것을 계속 간직했다는 편이 더 그럴 듯 했다. 어떤 정보든지 간에 누군가가 어떤 용도로 그것을 쓸지도 모르니 파괴되어서는 안된다는 학자의 눈이 먼 믿음 때문이었을까?

나는 당연하게도 그 안의 내용물을 전에 보았었다. 십대 시절 나는 밤마다 그 안에 든 몇 안되는 사진들을 꺼내보곤 했었다. 나는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엄마를 뼛속 깊이 그리워하며, 그녀를 상상하려 헛된 수고를 하고, 상자 안에 든 작고 희미한 이미지로 그녀를 다시 삶으로 데려오려고 했던 것들을 기억했다.

그것들 중 최고는 그녀의 클로즈업 사진으로, 얼굴을 카메라를 향해 돌리고, 따뜻한 눈과 정교한 입으로 종 모양 펠트 모자의 챙 아래서 웃고 있는 것이었다. 그 사진은 색이 입혀져 있었다; 뺨과 입술은 부자연스러운 장밋빛 핑크색이었고, 눈은 부드러운 갈색이었다. 램 삼촌은 그게 틀렸다고 말했었다; 그녀의 눈은 내 것처럼 금색이었다고, 그는 말했었다.

나는 브리아나에게 내가 절실하게 필요하 시간은 아마 지나갔을 거라고 생각했었지만, 확신하지 않았다. 나는 그 전주에 내 자신의 초상화를 만들었다; 나는 그것을 상자 안에 조심스럽게 담고 그것을 닫은 다음, 그 박스를 그녀가 찾을 수 있도록 내 책상 가운데에 놓았다. 그리고 나는 글을 쓰기 위해 앉았다.

내 친애하는 브리 - 나는 쓰고는, 멈추었다. 나는 그럴 수 없었다. 정말로 내 아이를 버릴 수는 없었다. 종이 위의 그 냉혹한 세 개의 검은 단어가 내게 뼛속깊이 몰아치는 차가운 명확함 안으로 완전히 미친 생각을 가져왔다.

내 손이 떨려왔고, 펜의 끝이 종이 위 공기에 작은 주저하는 원들을 만들어냈다. 나는 그것을 내려놓고, 내 손을 허벅지 사이에 끼운 뒤 눈을 감았다.

"정신 차려, 보샹," 내가 중얼거렸다. "빌어먹을 것들을 쓰고 끝 마쳐. 만약 그녀가 이걸 필요로 하지 않는데도, 아무런 해도 되지 않을 거고, 만약 그녀가 필요로 한다면, 이건 거기 있을 거야."

나는 펜을 집어들고 다시 시작했다.

네가 이걸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쩌면 이걸 써놓는 게 좋겠지. 이건 내가 네 조부모님 (네 진짜 조부모님 말야), 네 증조부님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이고, 네 병력과...

나는 한참동안 작성하면서 한장씩 채워나갔다. 회상하려는 노력과 정보를 깨끗하게 작성하려는 필요성 때문에 내 마음은 점점 침착해져갔다. 그리고 이내 나는 생각에 잠겨 작성을 멈추었다.

그녀에게 어떻게 말해야 좋을까, 이 날 것 그대로의 냉혹한 사실들에 대해? 내가 꽤나 시끄러웠던 48년의 삶 끝에 얻은 희박한 지혜들을 어떻게 전할 수 있을까? 내 입술이 그것을 생각하면서 비꼬듯 휘어졌다. 어느 딸이 들을까? 내 어머니가 내게 그걸 말하려 했다면, 난 들었을까?

그러나 아무런 차이도 없었다; 나는 이것이 필요할지와는 상관 없이 다 적어놔야 했다. 하지만 어떤 사실이 시간과 방법이 지남에도 불구하고 영원히 지속되어서 그녀에게 도움을 주면서 그녀를 지탱해줄까? 무엇보다도, 내가 그녀를 얼마나 많이 사랑하는지를 어떻게 그녀에게 말할 수 있을까?

내가 지금 하려고 하는 일의 방대성이 나를 사로잡았고, 내 손가락들이 펜을 세게 부여잡았다. 나는 생각할 수 없었다 - 그리고 할 수도 없었다. 그저 나는 펜을 종이 위에 올리고 희망을 바랐다.

아가- 쓰고는 멈추었다. 그리고 힘들게 감정을 삼키고 다시 시작했다.

넌 내 아가이고, 항상 그럴거야. 네가 네 자식을 갖게 되기 전까지는 그 의미를 모를 테지만, 어찌됐든 지금 말해줄게 - 넌 항상 네가 내 몸을 공유해서 내 일부였을때 그리고 내가 네가 움직이는 걸 느낄 수 있었을 때와 같을거야. 항상.

난 널 볼 수 있어, 네가 잠들어 있을 때면 내가 네 이불을 덮어주고, 네 숨소리를 듣기 위해 어둠 속에서 다가가 네 위에 내 손을 얹고 네 가슴이 오르고 내리는 걸 느끼곤 했던 걸 매일 밤 생각할 거야. 내 세상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난다 해도 모든 것들이 괜찮다는 걸 난 알고 있어. 그건 네가 살아있기 때문이야.

내가 그동안 너를 불렀던 모든 이름들 - 내 병아리, 내 호박, 사랑하는 비둘기, 달링, 스위트하트, 깜찍이, 지저분... 난 왜 유대인들과 무슬림들이 신의 이름을 900개나 가지고 있는지 안단다; 한 개의 작은 단어로는 사랑에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야.

나는 내 시야를 흐리지 않기 위해 열심히 눈을 깜박이며 빠르게 마저 써나갔다; 내게는 단어를 선택하는데 쓸 시간이 없었고, 그러다 아예 쓰지 못하게 될지도 몰랐다.

난 너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기억한단다, 네가 태어난지 얼마 안되었을 때 네 이마를 삐뚤삐뚤하게 가로질렀던 금색 작은 줄부터, 작년에 부서진 네 울퉁불퉁한 엄지발톱까지, 넌 제레미와 싸우고 그의 픽업트럭 문을 차면서 그걸 부러트렸지.

주여, 이게 이제 멈출 거라는 걸 생각하니 내 가슴이 부서지는구나 - 널 보면서, 모든 작은 변화들을 관찰하는 걸 - 난 네가 언제 네 손톱을 그만 물게 될지 모르겠지, 네가 언젠가 그렇게 한다면 - 너는 어느 날 갑자기 나보다 키가 커지게 되었고, 얼굴은 지금의 형상을 잡아가기 시작했지. 난 항상 너를 기억할거야, 브리, 언제나 그럴거야.

브리, 네가 세살 때 네 귓볼이 어떻게 생겼었는지를 아는 사람은 이 지구에 아무도 없게 되겠지. 난 네 옆에 앉아서 "한 마리 물고기, 두 마리 물고기, 빨간 물고기, 파란 물고기," 나 "거친 숫염소 세 마리," 를 읽으며 그 귀들이 행복에 핑크빛으로 변해가는 걸 보곤 했단다. 네 피부는 너무도 깨끗하고 깨질 것 같아서, 한번 닿기라도 하면 네게 손자국을 남길거라고 생각했었어.

내가 말했듯이, 너는 제이미를 닮았단다. 물론 내게서도 닮은 게 있지만 - 상자 안에서 내 어머니의 사진을 보렴, 그리고 그녀의 어머니와 할머니의 검고 하얀 사진도. 너는 그들이 가졌던 그 넓고 깨끗한 이마를 가졌단다; 나도 그렇고. 난 프레이저 가문의 것들도 아주 많이 봐왔어 - 내 생각에 네가 피부 관리에 신경을 쓴다면 넌 잘 나이 들거야.

모든 것에 신경을 쓰렴, 브리 - 오, 내 바람이야 - 그래, 난 내가 너를 보살피고 네 삶의 모든 것들로 부터 널 지킬 수 있길 바랬지만 내가 여기 있던  혹은 가던 그럴 수 없지.  그러니 네 스스로를 보살피렴 - 나를 위해서.

눈물들이 이제 종이를 주름지게 하고 있었다; 그것들이 잉크를 번지게 해서 읽지 못하지 않게 하기 위해 나는 울음을 멈춰야했다. 나는 얼굴을 닦고, 이번에는 더 느리게 진정했다.

너도 알아야 해, 브리 - 난 후회하지 않아.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난 후회하지 않아. 너도 이제 알게 되겠지, 내가 제이미 없이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얼마나 외로웠었는지. 이건 중요하지 않아. 만약 그 이별의 댓가가 네 목숨이었다면 혹은 제이미와 내 목숨이었다면 난 후회했을 거야 - 난 그가  스스로에 대해 신경쓰지 않을 거란 걸 알지만.

브리... 넌 내 기쁨이야. 넌 완벽하고, 아름답단다 - 그리고 지금도 난 네가 그 과장된 톤으로 말하는 걸 들을 수 있어, "하지만 엄마가 그렇게 생각하는 건 당연해 - 엄마는 내 엄마잖아!" 하고 말이야. 그래, 그래서 내가 아는거야.

브리, 넌 그 모든 것 만큼이나 가치 있는 사람이야 - 그리고 그 이상으로. 난 그동안 살면서 아주 많은 일들을 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너와 네 아빠를 사랑하는 일이란다.

나는 코를 풀고 다른 깨끗한 종이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게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나는 내가 느끼는 모든 것을 다 말할 수는 없었지만,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무슨 말을 덧붙여야 할까, 삶을 잘 이끄러나가고, 성장하면서 늙어가는 것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내가 배운 것들을 그녀에게 넘겨주어야 할까?

네 아버지 같은 남자를 고르렴, 내가 종이에 적었다. 그들 중 누구라도. 나는 그 부분에서 고개를 저었다 - 둘 이상의 남자가 있을 수 있을까? - 하지만 로저 웨이크필드를 생각하며 그 부분을 남겼다.

한 남자를 만나게 되면, 그를 바꾸려고 시도하지 마렴.   내가 좀 더 자신감 있게 적었다.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아. 더 중요한 건 - 그가 너를 바꾸려고 시도하게 두지마. 그 역시 그런 일을 할 수 없을 테지만, 남자들은 항상 시도한단다.

나는 펜의 끝을 물고 인디아 잉크의 쓴 맛을 맛보았다. 그리고 마침내 나는 늙어가면서 알게된 가장 최선이자 마지막 충고를 적어 넣었다.

몸을 꼿꼿히 피고 살이 찌지 않도록 하렴.

항상 내 모든 사랑과 함께,

엄마가.

난간에 기댄 제이미의 어깨가 떨렸다, 웃음때문인지, 혹은 다른 어떤 감정 때문인지 나는 말할 수 없었다. 그의 리넨이 달빛에 하얗게 반짝였고, 그의 머리는 달에 대비되어 어두웠다. 결국에 그는 돌아서 나를 그에게 잡아당겼다.

"내 생각에 그녀는 매우 잘 해낼 거에요." 그가 속삭였다. "어떤 불쌍한 바보가 그녀의 아버지가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어떤 소녀도 더 나은 엄마를 갖지는 못했을 거에요. 키스해줘요, 새서내크, 나를 믿는다는 뜻에서 - 난 세상을 준대도 당신을 바꾸지 않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