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lander아웃랜더/3. Voyager

Chapter 55. Ishmael 이스마엘

페이쓰 2017. 11. 11. 21:55

 

55. Ishmael 이스마엘

 

나는 쉴새 없이 자다가, 눈 바로 뒤에서 욱신거리는 두통과 함께 늦고 열이 있는 채로 일어났다. 마르살리가 내 얼굴을 씻어야 한다고 주장할 때 항의할 수 없을 정도로 충분히 아팠지만, 고맙게 받아들이고 눈을 감은 채, 내 지끈거리는 관자놀이에 닿는 식초에 적신 헝겊의 차가운 감촉을 즐겼다.

그것은 너무도 안정되어서, 사실, 나는 그녀가 떠난 뒤 다시 잠에 빠져 들었다. 나를 깜짝놀라 위로 솟구치게 만든 소음에 갑작스럽게 일어나 내 머리를 관통하는 순백의 고통을 느꼈을 때, 나는 어두운 갱도와 까맣게 탄 뼈들의 백악에 대한 불쾌한 꿈을 꾸고 있었다.

"뭐에요?" 내가 마치 그것이 떨어져버릴 것을 막기라도 하는 것처럼 양손으로 내 머리를 부여잡고 소리쳤다. "이게 뭐죠?" 창문을 빛이 나를 괴롭힐 것을 막기 위해 가려져 있었고, 내 멍한 시야가 흐릿함에 익숙해지는 데는 한참이 걸렸다.

선실의 반대 편에서, 커다란 형상이 명백한 고통 속에서 머리를 부여잡고 나를 흉내내고 있었다. 이내 그 형상이 중국어와 프랑스어, 그리고 게일어가 뒤섞인 아주 나쁜 언어들을 일제사격하며 입을 열었다.

"빌어먹을!" 그 형상이 말했고, 외침들은 점점 순한 영어로 가늘어졌다. "빌어먹을 지옥에나 가라!" 제이미는 창문으로 비틀거리면서 가, 계속해서 내 선반 가장자리에 부딪힌 머리를 문질렀다. 그는 가리던 것을 옆으로 밀고 창문을 밀어 열어, 빛의 섬광 속에 반가운 신선한 공기의 흐름이 들어오도록 했다.

"빌어먹을 지옥의 이름으로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에요?" 내가 상당히 거칠게 물었다. 빛이 내 따가운 눈알들을 바늘처럼 괴롭혔고, 내 머리를 부여잡는 것을 포함한 동작들은 내 팔의 봉합에 전적으로 좋지 못했다.

"난 당신 약재 상자를 들여다보고 있었어요," 그가 머리의 왕관을 느끼는 것처럼 움찔하고 놀라며 대답했다. "빌어먹을, 두개골에 문양이 새겨졌을 거에요. 이걸 봐요!" 그가 피의 흔적이 살짝 남은  두 손가락을 내 코 아래에 내밀었다. 나는 손가락 위로 식초에 적신 헝겊을 떨어뜨리고 내 베개 위로 다시 무너졌다.

"왜 내 약재 상자가 필요했고, 왜 병 속의 벌처럼 부딪히면서 돌아다니는 대신에 먼저 내게 묻지 않았죠?" 내가 짜증스럽게 말했다.

"내가 당신을 깨우고 싶지 않았어요," 그가 내 전신을 돌아다니는 다양한 고통에도 불구하고 나를 웃게 만들 정도로 충분히 양처럼 말했다.

"다 괜찮아요; 난 그걸 즐기고 있지 않았어요," 내가 그를 안심시켰다. "왜 그 상자가 필요했죠? 누가 다쳤어요?"

"네. 내가요," 그가 머리 꼭대기를 헝겊으로 조심스럽게 토닥이고 그 결과에 인상을 쓰며 말했다. "내 머리를 보고 싶지 않아요?"

그 말에 대한 대답은 "별로요," 였지만, 나는 기꺼이 그에게 몸을 숙이라는 동작을 취했다, 그의 정수리를 확인해볼 수 있도록. 두꺼운 머리 아래에 상당히 인상적인 혹이 있었고, 선반 가장자리에서 작게 베인 상처가 있었지만, 그 충격이 뇌진탕을 일으킬 것 같지는 않았다.

"골절되지는 않았어요," 내가 그에게 장담했다. "당신은 내가 본 것 중에 가장 두꺼운 두개골을 가졌어요." 모성처럼 오래된 본능에 움직여, 나는 앞으로 몸을 숙이고 그 둔덕에 부드럽게 키스했다. 그는 놀라서 눈을 크게 뜨고, 고개를 들었다.

"그게 더 낫게 느껴지게 해줄 거에요," 내가 설명했다. 그의 입 가장자리에 미소가 걸렸다.

"오. 좋아요, 그럼." 그는 아래로 몸을 숙이고 내 상처난 팔의 붕대에 다정하게 키스했다.

"좀 나아요?" 그가 위로 몸을 세우며 물었다.

"많이요."

그는 웃었고, 디켄터를 찾아 손을 뻗어, 위스키를 한 잔 따라 내게 건넸다.

"난 당신이 상처를 씻고 뭐 그런 거에 사용하는 걸 찾고 있었어요," 그가 자신을 위해 다른 잔을 따르며 설명했다.

"산사나무 세정제요. 지금 당장은 만들어 놓은 게 없어요, 왜냐하면 내가 가지고 있는 게 없어서," 내가 스스로를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하지만 만약 급하다면, 내가 조금 만들 수 있어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요." 일어나서 주방으로 걸어간다는 생각은 주눅이 들게 했지만, 어쩌면 움직이고 나면 더 낫게 느껴질지도 몰랐다.

"급하지는 않아요," 그가 나를 안심시켰다. "그저 화물칸의 죄수가 살짝 두들겨 맞았거든요."

나는 그를 향해 눈을 깜박이며 컵을 내렸다.

"죄수요? 우리한테 죄수가 어디 있어요?"

"해적선에서요." 그가 자신의 위스키를 향해 인상을 썼다. "난 그가 해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요."

"그가 뭔데요?"

그는 한 입에 위스키를 단정히 넘기고 고개를 저었다.

"그걸 알면 빌어먹을 거에요. 그의 등에 난 흉터를 보면, 도망친 노예 같지만, 그의 경우에 그가 한 짓을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가 없어요."

"그가 무슨 짓을 했죠?"

"브루자에서 바다 속으로 뛰어내렸어요. 맥그리거가 그가 뛰어 내리는 걸 봤었고, 브루자가 돛을 편 후에, 그 남자가 파도 속에서 고개를 내미는 걸 보고 로프를 던져주었죠."

"글쎄, 그거 웃기네요; 왜 그런 짓을 했을까요?" 내가 물었다. 나는 점점 더 흥미로워졌고, 머리의 고통은 위스키를 넘기면서 줄어들고 있었다.

제이미가 손가락으로 머리를 쓸어넘기다, 멈추고, 움찔하고 놀랐다.

"나도 모르죠, 새서내크," 그가 왕관처럼 평평한 머리 위로 머리를 조심스럽게 내리며 말했다. "우리같은 선원들은 해적선에 승선하려고 하지 않을 거에요 - 어떤 상인도 그냥 싸워서 물리치지만은 않을걸요; 그들을 받아들일 이유가 없어요. 하지만 만약 그가 우리에게서 도망치려고 한 게 아니라면 - 어쩌면 그는 그들에게서 도망치려고 했던 것일 수도 있어요, 그렇죠?"

위스키의 마지막 금빛 방울들이 내 목을 타고 흘렀다. 이것은 자레드의 특별한 블렌드로, 끝에서 두 번째 병이었고, 완전히 그가 붙인 이름을 정당화 했다 - Ceo Gheasacach. "마법의 안개." 다소 회복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나는 몸을 일으켰다.

"만약 그가 다쳤다면, 어쩌면 내가 그를 좀 봐야겠어요," 내가 침상 밖으로 내 발을 빼내며 제안했다.

전날 제이미의 행동을 고려해보았을 때, 나는 정말이지 그가 나를 평평하게 눕히고 마르살리를 불러 내 가슴 위에 앉아 있도록 할 거라고 예상했다. 대신에, 그는 생각에 잠겨 나를 바라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네, 좋아요. 당신이 정말로 설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면요, 새서내크?"

나는 그렇게 확신하지는 않았지만, 시도해보았다. 내가 일어나자 방이 기울었고, 눈 앞에는 검고 노란 점들이 춤을 추었지만, 나는 제이미의 팔을 의지해 선 채로 머물렀다. 잠시 뒤, 적은 양의 피들이 마지못해 내 머리로 다시 돌아가는 데 동의했고, 점들이 사라져, 걱정스럽게 나를 내려다보는 제이미의 얼굴을 보여주었다.

"좋아요," 내가 깊게 숨을 들이쉬며 말했다. "가보죠."

그 죄수는 선원들이 최하 갑판이라고 부르는, 잡다한 화물들로 가득찬 아래 갑판의 공간에 있었다. 그곳은 작게 목재로 갇힌 공간으로, 뱃전으로 벽이 가려져 있었고, 가끔씩 격리된 술주정뱅이나 기강이 잡히지 않은 선원들이 머무르곤 했는데, 여기서는 안전했다.

배의 아래는 어둡고 공기가 없었으며, 나는 제이미와 그의 랜턴 불빛을 동반해 천천히 길을 가는 동안 다시 어지러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가 문의 잠금을 풀었을 때, 처음에 나는 임시변통 돛을 제외하고는 아무 것도 보지 못했다. 이내, 제이미가 랜턴을 들이기 위해 몸을 숙이자, 그 남자의 눈에서 나온 빛이 그의 존재를 배반했다. "새까맣다" 는 것이 내 살짝 혼란스러운 마음에 제일 먼저 든 생각이었다, 목재의 어두움과 대비되어 얼굴과 몸의 가장자리가 형태를 띰과 동시에.

제이미가 그를 도망친 노예로 생각한 것에 놀라울 여지가 없었다. 그 남자는 아프리카인이지만, 섬에서 태어난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진한 붉은 색의 검정을 띠는 그의 피부를 제외하고도, 그의 태도는 노예로 자란 사람의 것이 아니였다. 그는 목 뒤로 손발이 함께 묶인 채 술통 위에 앉아 있었지만, 나는 제이미가 작은 공간의 문틀 아래로 몸을 움직이자 그의 고개가 들리고 어깨에 힘이 실리는 것을 보았다. 그는 아주 말랐지만, 매우 근육질이었고, 누더기가 된 바지를 제외하고는 아무 것도 입고 있지 않았다. 그의 몸 선들은 매우 깨끗했다; 그는 공격와 방어에 긴장했지만, 복종에는 아니였다.

제이미 역시 그것을 보았고, 내게 벽에 잘 기대 있으라고 동작을 취헀다. 그는 랜턴을 술통 위에 올려놓고, 노예 앞에 눈높이로 쭈그려 앉았다.

"Amiki," 그가 빈 손을 손바닥을 위로 올린 채 펴면서 말했다.

"Amiki. Bene-bene." 친구. 는 좋다. 이것은 taki-taki 로, 바바도스에서 트리니다드까지 항구에서 무역업자들이 범용으로 사용하는 여러 언어의 피진어(역; 제한된 언어들이 토착지역 언어와 섞여 만들어진 혼성어. 서로 다른 언어권의 의사소통 형성을 위해 만들어짐) 였다.

그 남자는 여전히 작은 웅덩이 같은 눈으로 잠시 동안 냉랭하게 제이미를 응시했다. 이내 한쪽 눈썹이 위로 솟구치고 그가 앞으로 묶인 발을 뻗었다.

"Bene-bene,amiki?" 그는 그 언어가 무엇이건 놓칠 수 없는 역설적인 억양으로 말했다. 좋다, 친구는?

제이미가 즐거워하며 짧게 코웃음치고, 그의 코 아래로 한 손가락을 문질렀다.

"이게 요점이야," 그가 영어로 말했다.

"그가 영어나 프랑스어를 하나요?" 내가 살짝 가까이 움직였다. 그 노예의 눈이 잠시 내게 머물렀다, 이내 무관심하게 스쳐지나갔다.

"만약 그렇다해도, 인정하려고 하지 않을 거에요. 피카드와 퍼거스가 간밤에 그에게 말하려고 시도했어요. 그는 한 마디도 하지 않고, 그저 그들을 바라보기만 했어요. 그가 한 말은 처음 배에 승선해서 한 게 전부에요. Habla Espanol?" 그가 갑자기 죄수에게 말했다. 대답은 없었다. 그 남자는 심지어 제이미를 바라보지조차 않았다; 그저 계속해서 내 뒤에 열린 문간의 사각형을 냉담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어, sprechen Sie Deutsch?" 내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는 질문들이 내가 알고있는 독일어를 모두 다 소진할 때까지 마찬가지로 대답하지 않았다. "Nicht 폴란드인도 아닌 것 같아요, 역시, 내 생각에는"

제이미가 내게 가소롭다는 시선을 쏘았다. "그에 대해 많은 걸 알고 있지는 않지만, 새서내크, 그가  네덜란드인이 아니라는 건 꽤나 분명해요."

"엘류세라 섬에도 노예들이 있어요, 그렇지 않나요? 그건 네덜란드 섬이구요," 내가 짜증스럽게 말했다. "혹은 세인트크로이 섬이요 - 그건 덴마크에요, 그렇죠?"

오늘 아침은 내 마음이 천천히 작동하고 있었지만, 그 노예가 그 노예들이 어디 있는지 - 그리고 이안을 향한 유일한 약한 링크라는 것은 - 에 대한 유일한 단서라는 사실은 계속해서 맴돌았다. "그에게 이안에 대해 물어볼 정도로 충분한 taki-taki 를 알아요?"

제이미가 죄수에게 강렬한 눈을 두고 고개를 저었다. "아뇨. 그보다도 내가 이미 그에게 말한 것들은 제외하고, 난 '좋지 않아', '얼마?','그걸 내게 줘', 그리고 '그거 떨어뜨려, 이 개자식아', 정도 밖에는 몰라요, 어느 것도 이 상황에서 그리 많은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구요."

그 순간 좌절해서, 우리는 냉담하게 뒤를 바라보는 죄수를 응시했다.

"될 대로 되라지," 제이미가 갑자기 말했다. 그는 벨트에서 단검을 꺼내고 술통 뒤로 가 죄수의 손목을 묶고 있는 가죽 끈을 톱질했다.

"친구," 그가 taki-taki 로 단호하게 말했다, "좋은가?"

죄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잠시 뒤에 그가 살짝 고개를 끄덕였고, 얼굴은 살짝 놀란 듯 했다.

"구석에 요강이 있어," 제이미가 일어나 단검을 집어넣으며 영어로 말했다. "그걸 쓰고, 그러고 나면 내 아내가 네 상처를 치료해줄거야."

아주 희미한 기쁨의 깜박임이 남자의 얼굴에 스쳤다. 그는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는데, 이번에는 패배의 인정이었다. 그는 술통에서 천천히 일어나 돌아섰고, 뻣뻣한 손이 바지를 더듬거렸다. 나는 

의심어린 표정으로 제이미를 보았다.

"저런 식으로 묶여있는 건 최악의 일들 중 하나에요," 그가 사실적인 어조로 설명했다. "혼자서 오줌을 누지도 못한다구요."

"그렇군요," 내가 그가 그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를 생각하고 싶지 않아하며 말했다.

"그것, 그리고 당신 어깨에 고통이요," 그가 말했다. "그를 만질 때 조심해요, 새서내크." 그의 목소리에 든 경고의 어조는 분명했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걱정하는 건 그 남자의 어깨가 아니였다.

나는 여전히 멍한 느낌이었고, 주변의 축축함은 내 머리가 다시 욱신거리게 했지만, 나는 그 죄수보다는 덜 강타되었다. 그는 어떤 일련의 과정의 단계에서 정말로 "강타당했다".

강타당한 상태에서, 그의 부상들은 대체로 얕은 편이었다. 부풀어오른 혹은 그 남자의 이마에서 솟아있었고, 깊은 찰과상은 한쪽 어깨에 껍질이 벗겨진 붉은 딱지를 남겼다. 의심할 여지 없이 그는 다양한 곳에 타박상을 입었을 터였으나, 주변의 어두움과 그의 피부의 대단히 어두운 색으로 인해, 나는 어디인지 분간할 수가 없었다.

그가 묶인 매듭에서 잡아당긴 손목들과 발목들에는 깊게 살이 패였다. 나는 산사나무 로션은 전혀 만들지 않았으나, 용담 연고 항아리를 가져왔었다. 나는 그의 옆 갑판으로 내려갔지만, 그는 나에게 그의 발 아래 갑판보다 더 많은 관심을 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내가 그의 상처 위에 차가운 파란 크림을 바르기 시작할 때조차도.

그렇지만 새로 생긴 부상들보다 더 흥미로운 것은, 아문 것들이었다. 가까운 범위에서 보자면, 나는 각각의 광대뼈의 경사를 가로질러 흘러내리고 있는, 하얗고 희미하게 남은 세 개의 평행한 선들을 보았다. 그리고 높고 좁은 이마에, 바로 그의 눈썹 사이에 난 3개의 짧은 수직선들 역시. 부족의 흔적들. 확실한 아프리카 태생이었다, 그럼; 그런 흉터들은 성인식 의례 도중에 만들어진다고, 혹은 그렇게 머피가 내게 말해주었다.

그의 살결은 내 손가락 아래에서 따뜻하고 부드러웠고, 땀으로 축축했다. 나 역시 따뜻하게 느껴졌다; 땀으로 젖었고 몸이 편치 않았다. 갑판은 내 아래에서 부드럽게 솟아올랐고, 나는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그의 등에 내 손을 얹었다. 아문 채찍질 흉터의 가늘고 거친 선들이 그의 어깨에 거미줄처럼 나있었는데, 마치 그의 피부 아래에서 작은 지렁이들의 고랑 같았다. 그 흉터의 느낌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너무나도 제이미의 등에 난 자국들의 느낌과 닮았다. 나는 메스꺼움을 느끼고 침을 삼켰지만, 그럼에도 내 진찰을 이어나갔다.

그 남자는 나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었는데, 내가 고통스러울 거라는 것을 아는 지점들을 만졌을 때 조차 그랬다. 그의 눈은 마찬가지의 강렬함을 띠고 죄수를 지켜보고 있는 제이미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문제는 명백헀다. 그 남자는 거의 확실히 달아난 노예였다. 그는 그의 발언이 그 주인의 섬을 가리키고, 우리가 그의 원래 주인을 찾아내 그를 다시 노예로 되돌려보낼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우리에게 말을 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었다.

이제 우리는 그가 영어를 한다는 것을 - 혹은 적어도 이해한다는 것을 - 알았고, 그것은 그의 걱정을 더 키웠다. 설사 우리가 그에게 우리의 의도는 그를 주인에게 돌려보내거나 우리가 직접 그를 노예로 삼으려는 것이 아니라고 안심시킨다 해도, 그는 우리를 믿으려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이런 상황 속에서 그를 비난한다고 말할 수가 없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 남자는 우리의 최선의 - 그리고 유일한 가능성으로 - 기회였다. 브루자에 승선해있는 이안 머레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낼 수 있는.

내가 그 남자의 손목과 발목들에 붕대를 감을 때 쯤이 되자, 제이미가 일어나도록 한 손을 내밀었고, 이내 그 죄수에게 말했다.

"내 생각에 당신은 배가 고플 것 같은데," 그가 말했다. "선실로 함께 가지, 우린 식사를 할거야."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그는 내 괜찮은 팔을 잡고 문을 향해 돌아섰다. 우리가 복도 안으로 움직이자 우리 뒤에는 침묵만이 있었지만, 내가 돌아봤을 때, 그 노예는 몇 피트 떨어진 곳에서 따라오고 있었다.

제이미는 우리가 지나갈 때마다 쳐다보는 선원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을 무시하고 내 선실로 우리를 이끌었고, 퍼거스에게 주방으로 음식을 주문하라는 명령을 내릴 때에만 충분히 오래 멈춰서 있었다.

"당신은 침대로 돌아가요, 새서내크," 우리가 선실에 도착했을 때, 그가 단호하게 말했다. 나는 왈가왈부하지 않았다. 내 팔이 아팠고, 머리가 아팠고, 눈 뒤에서 열기의 작은 파도들이 깜박거리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나는 침대로 쓰러진 다음 스스로 소중한 페니실린을 조금 사용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내 몸이 감염을 스스로 떨쳐낼 기회는 남아있었지만, 나는 너무 오래 기다릴 수가 없었다.

제이미가 나를 위해 위스키를 한 잔 따르고, 우리의 손님을 위해 다시 한 잔 따랐다. 여전히 걱정스러웠지만, 그 남자는 그것을 받아들였고 한 입을 마시더니 놀라움에 눈이 커졌다. 나는 스카치 위스키가 그에게는 새로움일 거라고 생각했다.

제이미는 그를 위해서도 한 잔을 들고 그 노예에게 작은 테이블을 가로지른 다른 자리를 제안하며 자리에 앉았다.

"내 이름은 프레이저야," 그가 말했다. "난 여기 선장이지. 내 아내고," 그가 내 침상을 향해 고갯짓하며 덧붙였다.

그 죄수는 주저했지만, 이내 결심한 분위기로 유리잔을 내려놓았다.

"그들은 나를 이스마엘이라고 불렀습니다," 그가 석탄 위에 꿀을 부은 것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난 해적이 아닙니다. 나는 요리사입니다."

"머피가 그걸 좋아하겠네요," 내가 지적했지만, 제이미는 나를 무시했다. 그가 대화에 빠져드는 느낌이 들자 붉은 눈썹 사이에 희미한 선이 생겼다.

"배의 요리사인가?" 그가 목소리를 일상적으로 내기 위한 주의를 기울이며 물었다. 그의 뻣뻣한 손가락 두개가 허벅지를 두드리는 것 만이 그를 배반했다 - 그리고 그건, 오로지 내게만 보였다.

"아뇨, 난 그런 배와는 아무 것도 얽힌 게 없습니다!" 이스마엘은 격렬했다. "그들이 나를 죽일 거라고 하면서 나를 연안에서 데려갔어요. 난 쉽게 그들에게 가지는 않을 겁니다. 난 해적이 아니에요!" 그가 반복했고, 늦게나마 당연히 그가 해적에게 납치되기를 바라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내게 떠올랐다. - 설사 그가 해적이던 아니던. 해적질은 교수형으로 처벌가능했고, 그가 우리 역시 그만큼이나 해군에게 잡히지 않기를 바란다는 사실을 알 길은 없었다.

"음, 그렇군," 제이미는 냉소와 안정 사이에서 적당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는 커다란 휠백 의자에서 살짝 뒤로 기대어 있었다. "그럼 브루자에서 당신을 죄수로 데리고 있은지는 얼마나 되었지?? 어디서는 말고," 죄수의 얼굴에 놀란 기색이 스쳐지나가자 그가 황급히 덧붙였다.

"내게 당신이 어디서 왔는지 말할 필요는 없어; 그건 내가 생각하는 게 아니니까. 내가 알고 싶은 건 당신이 어떻게 그들의 손아귀에 떨어졌고, 그들과 얼마나 오래 있었는지야. 당신이 말하는 대로, 당신이 그들 중 하나가 아니라는 전제 하에서." 그 힌트는 버터에 펴바르기 충분할 정도로 넓었다. 우리는 그를 주인에게로 돌려보낼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만약 그가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다면, 우리는 그를 해적으로 그저 해군에게 갖다 바칠 수도 있었다.

죄수의 눈이 어두워졌다; 바보가 아니기에, 그는 요점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그의 고개가 짧게 옆으로 비켜나갔고, 눈은 좁아졌다.

"난 강에서 물고기를 잡고 있었습니다," 그가 말했다. "커다란 배가 강을 천천히 거슬러 올라가고 있었고, 작은 보트들이 끌려가고 있었죠. 작은 보트의 남자들이 나를 보고 고함을 쳤죠. 난 물고기를 떨어뜨리고 도망쳤지만, 그들이 가까웠습니다. 그 남자들이 튀어내려서 나를 잡아다 팔 요량으로 수숫대로 잡았죠. 그게 전붑니다." 그가 이야기의 끝을 알리듯 어깨를 으쓱였다.

"그래, 그렇군." 죄수를 향한 제이미의 눈빛은 강렬했다. 그는 그 강이 어디였는지를 묻고 싶어하며 주저했지만, 그 남자에게 다시 두려움을 불러올까봐 염두를 내고 있지 않고 있었다. "당신이 아직 그 배에 있는 동안 - 선원들이나, 혹은 죄수들 중에서 소년들은 보지 못했나? 소년들이나, 어린 청년들을?

그 남자의 눈이 살짝 커졌다; 그는 그 질문을 전혀 예상하고 있지 않았었다. 그는 걱정스럽게 말을 멈추었다가, 이내 눈에 희미하게 조롱하는 색채를 담고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들은 소년을 데리고 있었죠. 왜요? 그 중 하나를 원하기라도 합니까?" 그의 시선이 내게로 깜박였다가, 한쪽 눈썹을 치켜올린 제이미에게로 다시 돌아갔다.

그 조롱에 제이미의 고개가 홱 돌아갔고, 광대뼈 위에 옅은 홍조가 서렸다.

"그래," 그가 담담하게 말했다. "난 해적들에 의해 납치된 어린 조카를 찾고 있어. 누구든지 그를 찾는 데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면 아주 고마울거야." 그가 한 쪽 눈썹을 의미심장하게 움직였다.

그 죄수는 콧구멍을 벌름거리며 살짝 신음했다.

"그런가요? 그럼 내가 그 소년을 찾는 걸 도와주면 내게 뭘 해줄거죠?"

"당신이 고르는 어느 항구든지 그 해안에 내려주지, 괜찮은 양의 금과 함께," 제이미가 대답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당신이 내 조카가 어디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다는 증거가 필요하겠지?"

"허." 그 죄수는 여전히 걱정스러웠지만, 진정하기 시작했다.

"말해보세요 - 그 소년은 어떻게 생겼습니까?"

제이미는 그 죄수를 관찰하며 잠시 동안 주저했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가 생각에 잠겨 말했다. "그게 통할 것 같지는 않군. 당신이 해적 선에서 보았던 그런 소년들에 대해 내게 묘사해봐."

죄수가 잠시 동안 제이미를 바라보다가, 이내 낮고 풍성한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 멍청하지는 않군요, 당신은," 그가 말했다. "그걸 아나요?"

"나도 알아," 제이미가 담담하게 말했다. "당신이 그걸 아는 만큼이나. 그럼 말해보지."

이스마엘은 짧게 코웃음쳤지만, 그 말에 따랐고, 퍼거스가 가져온 쟁반의 음식을 먹을 때에만 멈추었다. 퍼거스는 문간에 자리를 잡고, 반쯤 감긴 눈으로 죄수를 지켜보고 있었다.

"이상하게 말하는 소년들이 열둘 있었죠, 당신같은."

제이미의 눈썹이 치솟았고, 그는 나와 놀란 시선을 교환했다. 열둘?

"나같은?" 그가 말했다. "백인들, 영국인? 아니면 스코트들을 말하는 건가?"

이스마엘이 이해하지 못했다는 뜻으로 고개를 저었다; "스코트" 는 그가 알지 못하는 단어였다.

"개들이 싸우는 것처럼 말하는," 그가 설명했다. "그르르르! 우프!!" 그가 마치 쥐를 쫓는 개를 설명하듯 고개를 흔들며 으르렁댔고, 나는 퍼거스의 어깨가 억제된 웃음로 떨리는 것을 보았다.

"스코트들이 확실하네요," 내가 웃지 않으려고 애쓰며 말했다. 제이미가 내게 언짢은 시선을 짧게 보냈고, 이내 다시 이스마엘에게로 주의를 돌렸다.

"아아주 좋아, 그럼," 그가 자연적인 스코트 발음을 부각시키며 말했다. "스코티쉬 소년들 열둘. 그들은 어떻게 생겼지?"

이스마엘은 쟁반 위의 망고 조각을 하나 씹으며 의심스럽게 눈을 가늘게 떴다. 그는 입꼬리에 묻은 과즙을 닦아내고 고개를 저었다.

"난 그들을 겨우 한번 봤어요. 그렇지만 내가 본 걸 전부 말해주죠." 그는 눈을 감고 인상을 찌푸렸고, 이마의 수직선이 가까이 붙었다.

"네 명의 소년이 금발이었고, 갈색머리가 여섯, 두 명이 검은 색이었어요. 둘은 나보다 작았고, 하나는 아마 저기 그리폰(역; 벨기에 원산의 애완견 종류) 만했고" - 그가 그 모욕에 대한 분노로 몸을 굳힌 퍼거스를 향해 고갯짓했다 -

"하나는 컸지, 당신만큼 크지는 않았지만..."

"그래, 그리고 그들은 어떻게 옷을 입고 있었지?" 느릿하고, 조심스럽게, 제이미는 그에게 세부사항들과 비교를 이끌어냈고 - 키는 얼마나? 얼마나 뚱뚱했지? 눈 색은? - 그 남자에게 더 많은 대화를 이끌어내면서도 그의 흥미가 가는 방향은 세심하게 숨겼다.

내 머리는 회전을 멈추었지만, 피로는 여전히 그 자리에 그대로 있으며 내 신경을 짓눌렀다. 나는 눈이 감기도록 둔 채로, 깊고 중얼거리는 목소리들에 

모호하게도 진정되었다.

제이미는 보다 크고 날카로운 개처럼 말한다고, 나는 생각했다. 그의 부드러운 으르렁대는 r액센트와, 자음의 퉁명스럽고 딱 부러지는 소리를 들을 때.

"우프," 내가 조용히 중얼거렸고, 내 배 근육들이 접힌 손들 아래에서 살짝 진동했다.

이스마엘의 목소리는 깊었지만, 부드럽고 낮아 마치 곡 크림으로 만든 핫 초콜릿처럼 풍성했다. 나는 그 소리를 자장가삼아 표류하기 시작했다.

그는 마치 조 애버내시같이 말해, 내가 졸면서 생각했다, 해부 리포트를 가리킬 때 처럼 - 있는 그대로의 입맛 떨어지는 신체적 세부사항들을 말하는 것과, 진한 금빛 자장가같은 목소리로 말이야.

나는 기억 속의 조의 손들을 볼 수 있었다, 사고 피해자의 창백한 피부에 어둑하고, 신속하게 움직이며 테이프 리코더에 음성 노트를 만드는 모습을.

"사망자는 키가 큰 남자로, 신장은 대략 6피트 정도이고, 가냘픈 체격이며..."

키가 큰 남자, 가느다랗다.

"-그 남자는, 키가 컸고, 말랐고..."

나는 몇 피트 떨어진 테이블에서 조의 목소리를 메아리처럼 듣고 심장이 뛰는 것을 느끼며 갑자기 깨어났다.

"아니야!" 내가 꽤나 갑자기 말했고, 세 남자가 모두 멈추고 놀라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내 축축한 머리를 뒤로 넘기고 그들에게 약하게 손을 저어보였다.

"난 신경쓰지 말아요; 난 그저 꿈꾸고 있었던 것 같으니까."

그들은 다시 대화로 돌아갔고, 나는 눈을 반쯤 감은 채 가만히 누워있었지만, 더 이상은 졸립지 않았다.

신체적인 부분에서는 닮은 게 없었다. 조는 다부지고 곰을 닮은 체격이었다; 이 이스마엘은 그의 어깨 곡선 위 부푼 근육이 상당히 강해보였음에도 가느다랗고 얇았다.

조의 얼굴은 넓고 쾌활했다; 이 남자는 좁고 걱정어린 눈으로, 넓은 이마가 그의 부족 상징을 더 도드라져 보이게 했다. 조의 피부는 신선한 커피 색이었고, 이스마엘은 타다 남은 잉걸불의 진한 붉은빛 검은 색으로, 스턴이 내게 기니 해안에서 온 노예들의 특징이라고 말해준 대로 였다 - 파란 빛의 검정색인 세네갈 인들만큼 높은 가격은 아니지만, 노란색과 갈색이 섞인 Yaga 와 콩고인들보다는 훨씬 가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눈을 완전히 감아보아도, 나는 여전히 조의 목소리가 말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심지어는 캐리비안 억양의 노예-영어인데도 불구하고. 나는 눈꺼풀을 뜨고 닮은 점을 찾아 조심스럽게 살펴보았다. 내가 전에도 보았듯 아무것도 없었고, 남자의 구타당한 토르소의 다른 흉터와 흔적 사이에서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내가 겨우 생각해낸 것은 긁힌 상처가 사실은 깊고, 평평한 찰과상 위에 난 깊게 덧붙여 난 상처로, 어깨 끝 바로 아래에 거친 사각형의 모양이라는 것이었다. 그 흔적은 새로 아물어 핑크색의 맨 살이었다. 나는 최하갑판의 어둠 속에서가 아니라도 전에도 한번 그것을 본 적 있었는데, 긁힌 상처가 그것을 가렸다.

나는 기억해내려 애쓰며 꽤나 가만히 누워있었다. "노예 이름은 아니야," 조가 그의 아들의 셀프-세례를 언급하며 조롱 조로 말했었다. 분명, 이스마엘은 그가 다시 잡혔을 때 정체를 들키는 일을 피하기 위해서 주인의 브랜드를 잘라낸 것이다. 그리고 확실하게도 그 이름 이스마엘은 그저 우연의 일치에 지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어쩌면 그리 믿기지 않는 이야기는 아닐지도 몰랐다; "이스마엘" 은 거의 확실하게 그 남자의 진짜 이름이 아니였다. "그들은 나를 이스마엘이라고 불렀습니다," 그가 말했었다. 그것 역시, 노예 이름으로 한 명이나 또 다른 주인이 그에게 주었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어린 레니가 그의 가족 족보를 기어올라가 그것을 보고, 그의 조상이 부여받은 이름을 상징으로 사용하기로 선택했다면? 만약. 그러나 만약 그가 그랬다면...

나는 밀실공포증을 느끼게 하는 침상의 천장을 누워 올려다 바라보고 있었고, 가정들이 내 머리에서 돌고 있었다. 이 남자가 조와의 연결점이 있건 아니건, 그 가능성이 내게 무언가를 상기시켰다.

제이미는 그 남자에게 브루자의 구조와 인편에 대해 

꼬치꼬치 캐묻고 있었다 - 우리를 공격했던 그 배에 적용되어 - 하지만 나는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 않았다. 나는 어지러움이 나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조심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 퍼거스에게 신호를 보냈다.

"우리가 바바도스에서 샀던 그 노예에 대한 문서들은 어디있니?" 내가 우리가 선실에서 들을 수 없는 거리에 도달하자마자 물었다. "그리고 그 말이 나와서 말인데, 그 노예는 어디 있고?"

퍼거스가 호기심어린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지만, 순순히 코트 안을 뒤적였다.

"여기 그 종이들이 있어요, 마님," 그가 내게 그것들을 건네며 말했다. "그 노예라면, 그는 선원들의 선실에 있을 거에요. 왜요?" 그가 호기심을 억제하지 못하고 덧붙였다.

나는 그 질문을 무시하고, 그 더럽고 역겨운 종이 뭉치를 뒤적였다.

"여기 있네," 내가 제이미가 내게 읽어주었던 그 부분을 찾아내고 말했다. "애버내시! 애버내시였어! 왼쪽에 백합문장과 함께 새겨졌던 게. 그 흔적을 알아차렸니, 퍼거스?"

퍼거스는 꽤나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고개를 저었다.

"아뇨, 마님."

"그럼 나랑 같이 가자," 내가 선원들의 선실을 향해 돌아서며 말했다. "난 그게 얼마나 큰지 보고 싶어."

그 흔적은 3인치 정도의 길이와 넓이였다; 이니셜 "A" 위에 얹힌 꽃 한 송이가 어깨 끝에서 몇 인치 아래 피부에 그을렸다. 적당한 사이즈와, 적당한 위치로 그 남자 이스마엘의 흉터와 똑같았다. 그렇지만 백합은 아니였다; 무분별한 전사인의 실수였다. 그것은 여섯 개의 꽃잎이 달린 장미로 - 찰스 스튜어트의 자코바이트 엠블럼이었다. 나는 놀라워하며 그것을 향해 눈을 깜박였다; 어떤 애국적인 망명인이 이런 기이한 방법으로 추방된 스튜어트가를 향한 충성을 증명하려 할까?

"마님, 제 생각엔 이제 그만 침대로 돌아가시는 게 좋겠어요," 퍼거스가 말했다. 그는 내가 테메레르 위로 몸을 수그리고 있는 모습을 인상을 찡그리고 보고 있었다. 테메레르는 다른 모든 일에 그렇듯 이 점검 역시 둔감하게 지켜보았다. "지금 마님은 거위 대변의 색이시고, 주인님은 제가 당신을 갑판 위에서 떨어지도록 두는 걸 좋아하시지 않을 거에요."

"난 떨어지지 않을 거야," 내가 그에게 장담했다. "그리고 내가 무슨 색인지 역시 신경쓰지 않고. 내 생각에 우린 지금 막 아주 좋은 운을 만난 것 같아. 들어봐, 퍼거스, 난 네가 날 위해 뭔가를 해주길 원한단다."

"뭐든지요, 마님," 바람의 이동이 나를 갑자기 기우는 갑판 위에서 비틀대도록 만들자 퍼거스가 내 팔꿈치를 잡으며 말했다. "하지만," 그가 단호하게 덧붙였다, "마님이 안전하게 침대로 돌아가시기 전까지는 아니에요."

나는 그가 나를 다시 선실로 돌아가게 이끌도록 허락했다. 사실 나는 모든 것이 잘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에게 내 지시사항을 전달하기 전까지는 아니였다. 우리가 선실 안으로 들어가자, 제이미가 테이블에서 우리를 맞기 위해 일어섰다.

"거기 있었군요, 새서내크! 당신 괜찮아요?" 그가 나를 찡그리고 내려다보며 물었다. "당신 끔찍한 색이에요, 커스타드를 엎은 것 같은."

"난 완벽하게 괜찮아요," 내가 잇새로 말하고 팔을 건드리는 것을 피해 침상 위로 무너졌다. "당신과 이스마엘 씨는 대화를 끝냈나요?"

제이미가 죄수를 응시했고, 나는 그의 눈 속에 담긴 담담한 검은 동공을 바라보았다. 그들 사이의 대기는 적대적이지는 않았지만, 어떤 방식으론지 변해있었다. 제이미가 일축의 뜻을 담아 고개를 끄덕였다.

"우린 끝났어요 - 바로 지금," 그가 말했다. 그가 퍼거스에게로 돌아섰다. "퍼거스, 네가 우리 손님을 아래로 모시고 가서, 그가 옷을 입고 식사할 수 있도록 봐주겠니?" 그는 이스마엘이 퍼거스의 날개 아래 떠날 때까지 그대로 서있었다. 이내 그가 내 침상 옆에 앉아 나를 향해 어둠의 눈빛을 보냈다.

"당신 끔찍해 보여요," 그가 말했다. "내가 당신 옷을 붙잡고 약간의 토닉이나 뭐 그런 걸 먹여줄까요?"

"아뇨," 내가 말했다. "제이미, 들어봐요 - 내 생각에 난 우리 친구 이스마엘이 어디서 왔는지를 알 것 같아요."

그가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

"안다구요?"

나는 이스마엘의 흉터를 설명했고, 노예 테메레르의 브랜드와 거의 비슷한 것을 말했지만, 내가 처음 그 생각을 어디서 얻게 되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난 그들이 같은 곳에서 왔다고 Five will get you ten강하게 믿어요 - 자메이카에 있는 애버내시 부인네에서요." 내가 말했다.

"Five will 그렇게 믿는다구요...? 오," 그가 헷갈리는 비유에 흥미를 보이던 것을 집어 치우고 대화를 이어갔다. "글쎄, 당신이 맞을 수도 있겠죠, 새서내크, 그리고 나도 그러길 바라요. 그 약삭빠른 검은 자식은 자기가 어디서 왔는지 말하려들지 않을 거에요. 그런다고 내가 그를 비난할 수는 없죠," 그가 공정하게 덧붙였다. "주님, 만약 내가 그런 삶에서 탈출했다면, 나를 다시 돌아가게 할 수 있는 일은 결코 없을 거에요!" 그가 놀라운 맹렬함과 함께 말했다.

"네, 나 역시 그를 비난할 수는 없어요," 내가 말했다. "그래서 그가 당신에게 뭐라고 말했죠, 소년들에 대해서? 그가 어린 이안을 보았대요?"

그의 얼굴의 찌푸려진 주름들이 이완되었다.

"네, 난 그가 맞다고 거의 확신해요." 주먹 하나가 기대감에 그의 무릎 위에서 말아졌다. "그가 묘사했던 소년들 중 둘이 이안일 수 있어요. 그리고 그게 브루자라는 걸 아는 한, 나는 다른 식으로는 생각할 수 없어요. 그리고 만약 그가 어디서 왔는지에 대한 당신 말이 맞다면, 새서내크, 우린 우린 그를 만날 수 있어요 - 결국 우리가 그를 찾을 거에요!" 브루자가 어디서 그를 납치했는지에 대한 단서를 주기를 거부하던 이스마엘은, 이때까지 열두 명의 소년들이 - 모두 죄수들로 - 그 배에 함께 납치되었다고 말했었다, 그 자신의 납치 조금 후에.

"열두 명의 소년들," 제이미가 되풀이했고, 그의 찰나의 흥분한 기색은 찡그림으로 사라졌다. "주님의 이름으로 도대체 누굴 원하길래, 스코틀랜드에서 열두 명의 소년들을 납치한 걸까요?"

"어쩌면 그는 수집가일 거에요," 내가 그 순간 보다 멍한 기색을 느끼며 말했다. "동전들, 그리고 보석들, 그리고 스코티쉬 소년들의."

"당신은 이안을 데려간 사람들이 보물 역시 가지고 갔다고 생각해요?" 그가 의문스럽게 나를 바라보았다.

"나도 모르죠," 내가 갑자기 지독한 피로를 느끼며 말했다. 나는 크게 하품했다. "그렇지만 우린 이스마엘에 대해 확실하게 알 수도 있어요. 내가 퍼거스에게 테메레르더러 그를 보게 하라고 말했어요. 만약 그들이 같은 곳에서 왔다면..." 나는 다시 하품했고, 내 몸은 내게서 없어진 피의 손실에 산소를 찾았다.

"그거 정말 사려깊은 행동이네요, 새서내크," 제이미가 내가 그런 센스가 있었다는 것에 살짝 놀란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문제에 대해서는, 나도 살짝 놀랐다; 내 생각들은 그 순간 산산이 부서지고 있었고, 그것은 계속해서 논리적으로 말하는 것은 힘들었다.

제이미도 이것을 보았다; 그가 내 손을 두드리고 일어섰다.

"지금은 이 일에 신경쓰지 말아요, 새서내크. 쉬고, 내가 약간의 차와 함께 마르살리를 아래로 보내겠어요."

"위스키," 내가 말했고, 그는 웃었다.

"좋아요, 그럼, 위스키," 그가 동의했다. 그는 내 머리를 뒤로 넘기고, 침상 안으로 몸을 숙여 내 뜨거운 이마에 키스했다.

"좀 나아요?" 그가 웃으며 물었다.

"많이요." 나는 마주 웃어보이고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