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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DIRTY BASTARD 더러운 사생아 본문

Outlander아웃랜더/8. Written in My Own Heart's Blood

2. DIRTY BASTARD 더러운 사생아

페이쓰 2025. 4. 12.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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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운 사생아

윌리엄 랜섬, 엘즈미어의 아홉 번째 백작이자 애쉬니스 자작, 더웬트 남작은 마켓 스트리트의 인파를 헤치며 거칠게 걸어갔다. 부딪힌 사람들의 항의에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어디로 가야 할지도, 가서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몰랐다. 다만 이대로 가만히 서 있으면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머리는 부풀어 오른 종양처럼 욱신거렸다. 온몸이 지끈거렸다. 손—뭔가 부러졌을지도 모르지만, 상관없었다. 가슴 안쪽에서 심장이 요동치고, 쿡쿡 쑤셨다. 발까지—도대체 뭘 찼던 걸까? 그는 분노에 차 느슨한 자갈 하나를 발로 걷어차 날려 보냈고, 그 돌은 거위 떼 사이로 날아가며 커다란 소동을 일으켰다.
깃털과 분비물이 사방으로 튀었고, 군중은 사방으로 흩어졌다.
“이 못된 자식!” 거위 치는 소녀가 소리쳤고, 지팡이로 그의 귀를 정통으로 때렸다. “악마가 너를 데려가길, 더러운 자식!”
그녀의 분노에 여러 사람들의 야유가 뒤따랐고, 윌리엄은 서둘러 골목으로 비켜섰다. 뒤에서는 여전히 소리와 깃털, 야단법석이 이어졌다.
그는 욱신대는 귀를 문지르며, 골목 벽을 따라 휘청이며 걸었다. 머릿속에 맴도는 단 하나의 단어에 모든 감각이 무뎌졌다.
사생아. (역: Bastard는 사생아라는 뜻이지만 개자식 등의 흔한 영문 욕으로 쓰이기도 함)
“사생아!” 그는 입 밖으로 내뱉었다. “사생아, 사생아, 사생아!” 그는 주먹을 움켜쥐고 벽돌 벽을 거세게 두드렸다.
“누가 사생아라구요?” 그의 뒤에서 궁금하다는 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그가 돌아보니, 한 젊은 여성이 흥미로운 눈빛으로 그를 보고 있었다. 그녀의 시선은 그의 헝클어진 외투, 피로 얼룩진 제복 앞단, 그리고 바지에 묻은 거위 배설물을 따라 천천히 내려갔다. 그녀의 시선은 그의 은장식 구두를 지나 다시 얼굴로 올라왔다.
“내가.” 그는 쉰 목소리로 썼다.
“그래요?” 그녀는 건물 입구에서 나와 그에게 다가왔다. 키가 크고 날씬한 그녀는 얇은 무슬린 속옷 위로 뚜렷한 몸매가 드러났고, 속옷 위에는 실크 치마를 두르고 있었지만 코르셋은 입지 않았다. 머리에도 모자 하나 없이 머리카락을 풀어내리고 있었다. 누가 봐도 거리의 여자였다.
“난 그런 사람들, 좀 좋아하거든요,” 그녀는 윌리엄의 팔에 가볍게 손을 얹으며 말했다. “어떤 쪽이에요? 못된 쪽? 나쁜 쪽?”
“비참한 쪽.” 윌리엄은 그렇게 말하며 얼굴을 찌푸렸다. 그녀는 그의 표정을 봤지만 물러서지 않았다.
“들어와요,” 그녀는 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한 잔 필요한 얼굴이네요.” 그녀는 그의 상처난 손을 보며 아랫입술을 가볍게 깨물었다. 그녀는 겁먹은 기색 없이, 그를 조용한 입구 쪽으로 이끌었다. 윌리엄은 무심히, 그러나 저항하지 않고 그녀를 따라 어둠 속으로 걸어들어갔다.
무슨 상관이야, 그는 생각했다. 모든 게 다 아무 의미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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