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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anna in Lallybroch 랠리브로크에 간 브리아나 (3) 본문

Outlander아웃랜더/4. Drums of Autumn

Brianna in Lallybroch 랠리브로크에 간 브리아나 (3)

페이쓰 2019. 2. 27. 23:52

 

(*) 절단신공! 과연 제이미의 편지 내용은....?

(**) 정말 오랜만에 왔죠....ㅎ 랠리브로크 파트는 여기까지 하고, 다른 부분으로 넘어가 볼까 해요. 다음 계획은 브리아나와 제이미의 만남 파트 입니다...! 요즘은 책을 안 가지고 다니고 사이트에서 바로바로 찾아서 쪼각쪼각 번역해놓은 걸 파일로 합치는 방식으로 하고 있어요. 

(***) 시즌 5 촬영이 시작됐다죠, 너무 기대되는데 아직 4권을 챕터 1까지 밖에 번역 못한 저는 너무 어이가 없습니다.... 분명 시즌 2 방영 중에 3권 번역을 시작했는데 순식간에 촬영하고, 순식간에 방영해버려 추월당해버렸어요ㅠㅠㅠㅠ 언제 또 4권을 끝내나 까마득하네요... 사실 4권 챕터 2를 2페이지 정도,,,전에 4권을 집에 놓고 와서 5권만 있을 때 5권 챕터 1을 또 몇 장 해놨었는데 이왕 이렇게 된거 그냥 5권 챕터 1 먼저 올려버릴까 싶기도 하궄ㅋㅋㅋㅋㅋㅋ 별의 별 생각이 다드는 요즘입니다. 

 

 

 

 

 

그녀의 말들에는 일말의 온기도 담겨 있지 않았다. 마치 무거운 돌에 수돗물이 떨어지며 끝없는 고통과 배반의 물방울들이 퍼져나가는 듯 했다. 영 제이미는 무어라 말을 하려는 듯 입을 벌린 채로 있었다; 그러나그는 레오게르를 보며 입을 닫았다.

"제이미는 더 이상 견디지 못하겠다고 했어 - 나와 같은 집에서 살면서, 같은 침대를 공유하는 걸."
레오게르는 마치 자신이 가슴으로 깨달은 시를 낭송하듯이, 진주가 있었던 빈 자리에 눈을 고정하고서 담담하게 말했다.

"그래서 그가 떠났지. 그리고 나서 돌아온거야 - 그 마녀와 함께. 내 면전에다 대고 그녀를 자랑했지; 내 눈 앞에서 그녀와 동침했어." 천천히, 그녀는 고요하면서도 강렬하게 브리아나의 눈을 응시했다. 꼭 브리아나의 얼굴 속에서 무언가를 찾는 듯 했다. 천천히 레오게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그녀였어," 레오게르가 침착함 속에 희미하게 으스스함을 띤 확신과 함께 말했다. "그녀가 레오크에 온 그 날부터 그에게 주문을 건거야 - 그리고 나에게. 그녀는 날 투명하게 만들었어. 그녀가 온 바로 그 날부터, 그는 나를 볼 수 없었지."

브리아나는 난로에서 올라오는 토탄 열기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척추를 따라 작은 소름이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녀는 가버렸지. 사람들은 죽었다고 했어. 혁명 속에서 죽임을 당했다고. 그리고 마침내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그가 영국에서 집으로 다시 돌아왔지." 레오게르는 아주 살짝 고개를 흔들었다; 레오게르의 눈은 브리아나의 얼굴에 고정되어 있었지만, 브리아나는 레오게르가 자신을 더 이상 보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그녀는 죽은 게 아니었어," 레오게르가 작게 말했다. "그리고 그는 자유가 아니였지. 난 그걸 알았어; 난 언제나 그걸 알았어. 칼로는 마녀를 죽일 수 없어 - 그들은 태워야만 해." 레오게르의 창백한 눈이 제니에게로 향했다.

"당신도 그녀를 봤지 - 내 결혼식에서. 그녀가 바로 거기 서있었어, 그와 나 사이에. 당신도 그녀를 봤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잖아. 나는 나중에야 들었어, 당신이 예언자 마이시리에게만 말했다고. 당신은 그 때 나한테 말했어야 해." 사실을 그대로 말한다기 보단 죄목을 들추는 것에 가까웠다.

제니의 얼굴은 다시 창백해져있었고 가느다란 푸른 눈은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었다 - 어쩌면 공포일 것이다. 제니는 입술을 핥으며 대답하려 했지만, 레오게르의 관심은 이안에게로 옮겨졌다. 

"당신도 걱정하는 게 좋을거야, 이안 머레이," 그녀가 사실을 말한다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 그녀는 브리아나를 향해 고갯짓했다. "저 애를 잘 보라구. 저게 진짜 여자야? 대부분의 남자들보다 키가 큰 데다, 남자처럼 옷을 입었고 저녁 접시처럼 큰 손을 가졌지. 당신 애들 중 하나 목을 조르기에나 적합할 만한 손이네."

이안은 대답하지 않았지만, 길고 다정한 얼굴은 화가난 듯 했다. 영 제이미의 주먹이 꽉 쥐어졌을 뿐만 아니라 턱에도 힘이 들어갔다. 레오게르도 그것을 보았고, 그녀의 입꼬리가 작은 미소가 지어졌다. 

"저 애는 마녀의 자식이야," 그녀가 말했다. "그리고 당신도 알겠지, 당신들 모두가!" 그녀는 방 전체를 둘러보며 각각의 불편한 얼굴과 마주했다. "사람들은 저 애 엄마를 크레인스무어에서 불태웠어야 했어, 그녀가 제이미 프레이저에게 건 사랑의 주문 때문이 아니더라도! 난 당신들 집에 데려온 저게 무척이나 걱정되는 군!" 

브리아나는 쿵 소리와 함께 손으로 테이블을 내리쳐, 모두를 놀라게했다.

"헛소리," 브리아나가 크게 말했다. 그녀는 얼굴로 피가 몰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모든 얼굴들이 경악한 채 입을 떡 벌리고 있었지만, 그녀는 레오게르 맥켄지를 제외한 그 누구도 신경쓰지 않고 있었다.

"헛소리야," 브리아나가 한 손가락으로 레오게르를 가리키며 말했다. "당신은 그 누구도 걱정할 권리가 없어, 당신이나 걱정해, 이 망할 살인자야!"

레오게르의 입이 그 누구의 것보다 크게 벌려졌지만,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당신 사람들에게 크레인스무어에서 있었던 모든 일에 대해 말하지 않았지? 내 어머니가 말했어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지. 엄마는 당신이 자기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기에는 너무 어리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당신은 그렇지 않았던 거야, 그렇지?"

"뭐라고...?" 제니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영 제이미가 브리아나를 쳐다보며 침착하게 서있는 그의 아버지를 맹목적으로 바라보았다. 

"저 여자가 내 어머니를 죽이려했어요." 브리아나는 목소리를 조절하는데 어려움을 겪고있었다; 목소리는 갈라지고 떨렸으며,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당신이 그랬지? 당신이 엄마한데 게일리스 던컨이 아프고 그녀를 부르고 있다고 했잖아 - 당신은 엄마가 갈걸 알았지, 엄마는 아픈 사람을 버려둔 적이 없어, 의사니까! 당신은 사람들이 게일리스 던컨을 마녀라는 죄목으로 체포할 거란 걸 알았고, 만약 우리 엄마가 거기 있다면 엄마도 잡아가리란 사실을 알았어! 그들이 엄마를 화형시킬 거고, 그러고 나면 그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겠지 - 제이미 프레이저를."

레오게르는 입술까지 하얗게 질렸고, 얼굴은 돌처럼 굳었다. 그녀의 눈 마저 아무 생기가 없었다; 마치 조약돌처럼 까맣고 둔했다.

"난 그에게서 그녀의 손을 느낄 수 있었어," 그녀가 속삭였다. "우리 침대 속에서. 우리 사이 거기에 누워서, 그의 위에 손을 얹고 있었지. 그러면 그는 딱딱하게 굳으며 그녀를 소리쳐 부르며 깨곤 했어. 그녀는 마녀야. 난 항상 알았어."

방 안은 난로의 소리를 제외하면 조용했고, 바깥 창문에서 작은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만이 들려오고 있었다. 호바트 맥켄지가 마침내 일어나 그의 누이의 팔을 잡았다.

"이리와, 누이," 그가 조용히 말했다. "내가 집으로 안전하게 데려다주지." 그는 이안에게 고갯짓했고, 이안도 고갯짓으로 응답했다. 동정과 후회 모두의 뜻으로 보이는 작은 제스쳐와 함께였다.

레오게르는 저항하지 않고 남동생을 따라갔으나, 문가에 서서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브리아나는 가만히 서있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만약 네가 제이미 프레이저의 딸이라면," 레오게르가 차갑고 분명한 목소리가 말했다, "그리고 그렇겠지만, 네 꼴을 봐서는 - 이 걸 알아야 해. 네 아버지는 거짓말쟁이고 포주나 다름없어, 사기꾼이지. 끼리끼리 만난 거 아니겠어." 이내 그녀는 호바트가 자신의 소매를 당기는 손길에 끌려갔고, 그녀의 뒤로 문이 쾅 닫혔다. 

그녀를 가득 채웠던 분노가 갑자기 사라졌고, 브리아나는 손바닥에 무게를 실으며 앞으로 몸을 숙였다. 손 안에서 목걸이의 단단한 질감이 느껴졌다. 머리가 풀어졌고 두꺼운 가닥이 얼굴 위로 떨어졌다. 

브리아나의 눈은 그녀를 둘러싸고 위협하는 어지러움에 감겼다; 그녀는 그 보이지 않는 손이 그녀를 만지고 얼굴에서 머리 뭉치를 부드럽게 넘겨주는 것을 느꼈다.

"아버지는 계속 엄마를 사랑했군요," 그녀가 누구에게라기보단 스스로 들으라는 듯이 말했다. "엄마를 잊지 않았어요."

"당연히 제이미는 그녀를 잊지 못했지." 그녀는 눈을 떠 6인치 정도 떨어진 이안의 다정한 얼굴과 친절한 갈색 눈을 바라보았다. 일을 해 거칠어진 넓은 손이 그녀의 손 위에 따뜻하고 강인하게 머물렀다. 그녀의 손보다도 큰 손이었다.

"그리고 우리도 그랬단다," 그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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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들겠어요, 브리아나?" 어린 제이미의 아네 조안이 테이블 저편에서 웃으며 거대한 구스베리 타르트의 남은 조각 위로 스푼을 들었다.

"고맙지만 됐어요. 더는 한 입도 못 먹겠어요," 브리아나가 마주 웃어보이며 말했다. "배가 터질 것 같아요!"

이 말은 매튜와 그의 어린 남동생 헨리가 크게 깔깔거리게 했지만, 그 할머니의 날카로운 눈빛이 그들을 바로 저지시켰다. 그렇지만 테이블을 둘러싼 얼굴들을 바라보며, 브리아나는 모두의 얼굴에 애써 참는 웃음이 서려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성인에서부터 유아에 이르기까지, 모두 그녀로 인해 즐거워하고 있었다. 

그것은 그녀의 특이한 이상이나 이방인을 봤다는 것에서 기인한 재미는 결코 아니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다른 무언가가 있었다; 보이지 않지만 전기처럼 가족 구성원들 사이에 타고 흐르는 기쁨의 흐름과 같은 것이었다. 

그녀는 천천히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렸다; 이안의 말이 그 정체를 알려주었다.

"우리는 제이미한테 자식이 있을 거라곤 전혀 생각도 못했단다." 테이블 너머 이안의 미소는 얼음을 녹게 할 정도로 따뜻했다. "하지만 너는 그를 한번도 본 적이 없는거지?"

그녀는 남은 마지막 남은 한 입을 삼키며 가득 찬 입에도 불구하고 마주 웃어보이며 고개를 저었다. 바로 그거구나, 그녀가 생각했다; 그들이 대단히 기뻐하는 이유는 그녀 자신의 존재 때문이라기 보다는, 제이미를 위함이었다. 그들은 그를 사랑했고, 그들 자신을 위해서라기 보단 그를 생각하며 행복해했다. 

그 깨달음이 그녀의 눈에 눈물이 차게 만들었다. 레오게르의 비난은 그녀의 정체 만큼이나 거칠어 브리아나를 괴롭혔고, 여기 있는 이 모든 사람이 그를 잘 안다는 것이, 제이미 프레이저가 거짓말쟁이도 사악한 남자도 아니라는 사실을 안다는 게 굉장한 위안이 되었다; 그는 정말로 그녀의 엄마가 생각했던 그런 남자였다. 

그녀의 표정이 숨이 막힌 것으로 오해한 어린 제이미가 도움을 주려고 등을 두드려, 진짜로 그녀가 사레에 걸리게 만들었다. 

"그럼 제이미 숙부에게 네가 여기 온다고 편지를 썼니?" 그가 그녀의 기침과 빨간 얼굴로 캑캑거리는 모양새를 무시하며 물었다.

"아니," 그녀가 거칠게 말했다. "난 그가 어디있는지 몰라."

제니의 갈매기 날개 같은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

"아, 그렇게 말했었지; 내가 까먹었구나."

"그가 지금 어디있는지 알고 계세요? 아버지랑 제 엄마가요?" 브리아나는 걱정스럽게 앞으로 몸을 기울이며 주름 장식에서 패스트리 가루를 털어냈다. 

제니는 미소를 짓고 테이블에서 일어났다.

"아, 그럼 - 잘 알지. 충분히 먹었다면, 나와 함께 가자, 애야. 내가 가장 최근에 온 편지를 보여줄게."

브리아는 제니를 따라가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가 문 근처에서 갑작스럽게 멈춰섰다. 그녀는 일찍이 응접실 벽에 걸려져 있는 몇 개의 그림들을 어렴풋이 눈치챘었지만, 감정과 사건의 홍수 속에서 그것들을 제대로 보지 못했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보았다. 

레드골드 색의 두 작은 소년이 킬트와 자켓을 입고 근엄한 분위기로 있었다. 프릴이 달린 하얀 셔츠는 그들 옆에 앉아 참을성 있게 혀를 말고 앉아있는 거대한 개의 어두운 색 털과 밝게 대비되었다.

둘 중 더 나이가 많은 소년은 키가 크고 자세가 반듯했다; 그는  꼿꼿하고 자신감 넘치게 앉아, 턱을 끌어올린채 였고,  한 손은 개의 머리 위에, 다른 한 손은 그의 무릎 사이에 서있는 더 작은 소년의 어깨를 보호하듯이 올려져있었다. 

그렇지만 브리아나가 응시한 것은 더 어린 소년이었다. 그의 얼굴은 둥글고 들창코였으며, 뺨은 사과처럼 불그레했다. 살짝 비스듬한 커다란 푸른 눈은 인위적인 단정함으로 빗질된 반짝이는 머리 아래 뻗어나왔다. 자세는 형식적이었고, 전형적인 18세기 스타일이었지만 그 원기왕성하고 다부진 작은 형상에는 그녀를 웃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녀는 그 얼굴을 만지기 위해 한 손가락을 뻗었다.

"아주 귀염둥이였네," 그녀가 작게 말했다. 

"제이미는 귀여운 소년이었지, 하지만 고집이 아주 쎘어." 귀 옆에서 들리는 제니의 목소리가 그녀를 깜짝 놀라게했다. "때리건 구슬리건 아무 차이 없었어; 한번 마음을 먹으면 끝까지 그렇게 했지; 이리오렴; 여기 네가 보면 좋을 다른 사진이 있단다."

두번째 초상화는 계단 층계참에 걸려 있었는데, 원래 자리에서 벗어난 것처럼 보였다. 그 아래에는 화려한 금박 프레임이 걸려있었고, 프레임 위의 두껍게 새겨진 조각은 집의 다른 가구들처럼 단단하고, 닳은 모양새와는 이질감이 들었다. 마치 박물관에 걸린 그림들 같았다; 가정적인 풍경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그녀가 제니를 따라 창문의 불빛을 가까이에 들이대자, 그림의 표면이 평평하고 분명하게 그녀 앞에 나타났다. 

그녀는 숨을 헐떡거리며 셔츠 천 아래로 털이 곤두서는 것을 느꼈다. 

"It's remarkable? (역; 눈에 띄게 훌륭하다는 뜻도 있음. 브리아나가 그림과 대단히 닮았다는 맥락.) 대단하지?" 제니가 그림에서 눈을 떼고 브리아나를 보다가 다시 그림으로 시선을 돌렸다. 제니 역시 자부심과 경외감을 느끼는 듯 했다.

"대단해요!" 브리아나가 침을 삼키며 동의했다.

"왜 우리가 단번에 너를 알아봤는지 알겠지," 제니가 조각된 프레임 위에 갈망하는 손을 올려놓으며 말을 이어갔다. 

"네,네,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내 어머니야. 네 할머니기도 하지, 엘렌 맥켄지."

"네," 브리아나가 말했다. "알 것 같아요." 그들의 발걸음에 먼지 띠끌이 창문에서 들어오는 오후 햇빛 속에서 여유롭게 휘돌았다. 브리아나는 그녀도 마치 그 티끌들 처럼 더 이상 현실에 머무르지 않고 소용돌이치는 것 같다고 느꼈다. 

지금으로부터 200년 후, 그녀는 - 내 미래에? 그녀가 어안이 벙벙하게 생각했다 - 국립 초상화 갤러리에 있는 이 초상화 앞에 서있었다. 초상화가 보여주는 진실을 맹렬히 부정하며.

엘렌 맥켄지는 그때와 똑같이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긴 목과 당당하고 비스듬한 눈은 부드러운 입은 서리지 않은 유머를 보여주고 있었다. 어떻게 보아도 거울처럼 똑같다고는 할 수 없었다; 엘렌의 이마는 높았고, 브리아나의 것보다 좁았으며 뺨은 날카롭지 않고 둥글었으며, 그녀의 전체적인 얼굴은 보다 부드럽고 덜 대담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대단히 닮아있어, 깜짝 놀라기에는 충분했다; 넓은 광대뼈와 무성한 빨간 머리는 똑같았다. 그리고 그녀의 목을 감싸고 있는 것은 부드러운 봄 햇살에 반짝이는 금색 원형의 진주 목걸이였다. 

"누가 그린거죠?" 마침내 브리아나가 말했다. 하지만 대답을 반드시 들을 필요는 없었다. 박물관에 있는 그림 옆의 태그는 "작자미상" 이라고 쓰여져 있었다. 하지만 아래에 있는 두 명의 소년에 대한 초상화를 보았기에, 브리아나는 알 수 있었다. 그 그림은 보다 덜 전문적이고, 더 이른 시기에 그린 그림이었다 - 하지만 같은 손이 그 머리와 피부를 색칠했다. 

"내 어머니가 스스로," 제니가 애석한 자부심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림을 그리고 칠하는데 재능을 갖고 계셨지. 나도 가끔 그런 재능이 있었길 바라곤 했단다."

브리아는 무의식적으로 그녀의 손가락이 굽히는 것을 느꼈다. 그들 사이에 떠오른 붓의 환각이 너무도 생생해서 부드러운 나무의 질감을 느꼈다고 맹세할 수 있을 정도였다.

거기서 온 거였어, 그녀가 작은 떨림과 함께 생각했다. 과거의 작은 조각이 인지의 딱! 소리와 함께 마땅한 퍼즐처럼 맞춰졌다. 내 손은 여기서 물려받은 거였어. 

프랭크 랜달은 자기가 선 하나도 제대로 긋지 못한다고 농담하곤 했다; 클레어 역시 그림에 재주가 없었다. 하지만 브리아나는 직선과 곡선, 빛과 그림자를 표현하는 재주가 있었다 - 그리고 이제 어디서 그것을 물려받았는지 알게되었다. 

또 뭐가 있을까? 그녀가 문득 생각했다. 이 그림 속의 여자에게서 그녀는 또 무엇을 물려받았을까, 머리를 고집스럽게 기울인 저 소년에게서는 또 무엇을 물려받았을까?

"네드 고완이 레오크 성에서 내게 이걸 가져다 주었단다," 제니가 숭배하는 듯한 손짓으로 액자를 만지며 말했다. "혁명 이후에 영국군이 그 성을 때려 부술 때 이 그림을 구했지." 그녀가 희미하게 웃었다. "네드는 일족을 위해 많은 일을 해냈지. 에딘버러에서 온 로우랜더였고 아무 가족도 없었지만, 맥켄지를 자기 부족으로 받아들였단다 - 이제는 더 이상 그 일족도 존재하지 않지만."

"없다구요?" 브리아나가 불쑥말했다. "모두 죽었나요?" 그녀의 목소리에 깃든 공포에 제니가 놀라 그녀를 응시했다. 

"오, 아니야. 그런 뜻이 아니란다, 애야. 하지만 레오크 성은 이제 없어," 그녀가 더 작은 목소리로 덧붙였다. "그리고 마지막 우두머리도 함께 사라졌지 - 컬룸과 그의 형제 듀갈...그들은 혁명에서 죽었단다."

당연히 그녀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클레어가 그녀에게 말해주었었다. 놀라운 것은 예상치 못했던 갑작스러운 비탄의 감정이었다; 새롭게 찾은 낯선 그녀의 핏줄에 대한 유감이었다. 꽤나 힘들게 그녀는 목에 걸린 감정을 삼키고 제니를 따라 계단을 올라갔다. 

"레오크는 큰 성이었나요?" 그녀의 고모가 난간에 손을 올린 채 멈추었다.

"나도 모른단다," 그녀가 말했다. 제니는 엘렌의 그림을 다시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눈에는 유감이 스며있었다. 

"한 번도 본적이 없어 - 그리고 이제는 사라졌지."

2층의 침실에 들어가는 것은 해저의 동굴 안으로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방은 다른 모든 방들처럼 작았고, 오랜 토탄 난로로 인해 낮은 연기가 피어나고 있었지만 벽은 깨끗하고 하얬고, 방은 두 개의 커다란 창문 사이로 흐르는, 장미 덩굴 잎을 통과해 녹색을 띤 흔들리는 불로 가득 차있었다.

여기저기에 몇 개의 밝은 물건들이 부드러운 어둠 안에 있는 산호초의 물고기처럼 반짝거렸다; 난로 옆에는 손자들이 버리고간 색칠된 인형이 걸려있었고, 옆의 장식으로는 꿰뚫린 동전이 뚜껑에 달린 중국식 바스켓이 걸려있었다. 청동 촛대가 테이블 위에 걸려있어서, 벽에 걸린 작은 그림들의 풍부한 색이 흰색에 대비되어 대조되었다. 

제니는 방 한쪽에 있는 큰 장식장으로 걸어가 발끝을 들고 서서 오랜 세월에 코너가 닳은 커다란 모로코 가죽 상자를 내렸다. 뚜껑을 뒤로 젖히자, 브리아나는 햇빛 속의 보석같은 금속의 작은 반짝임을 느꼈다.

"여기 있구나," 제니가 두껍게 접힌 때묻은 종이 한 뭉치를 꺼내들어 브리아나의 손에 넘겨주었다. 겉보기에 꽤나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니고, 많이 읽은 듯한 모양새였다. 밀봉되어 있었다; 먼지 묻은 왁스가 여전히 종이의 한쪽 끝에 매달려 있었다. 

"그들은 지금 노스 캐롤라이나의 식민지에 있단다, 하지만 마을 근처에서 살지는 않는다더구나," 제니가 설명했다. "제이미는 매일 저녁마다 할 수 있는 최대한 조금씩 편지를 써서 두다가, 퍼거스나 자기가 Cross Creek 아래로 갈 일이 있거나, 편지를 가져다줄 여행자가 있을 때 보낸단다. 그에게 맞는 방식이지 - 쉽게 편지를 쓰지 못하거든 - 특히 옛날 옛적에 손을 한번 부러트린 다음으로는."

브리아나는 그 일에 대한 일상적인 언급에 깜짝놀랐지만, 고모의 침착한 얼굴에는 특별한 표정이 없었다. 

"앉으렴, 애야," 그녀가 손을 저으며 브리아나에게 의자에 앉을지 침대에 앉을지 선택지를 주었다. 

"감사해요," 브리아나가 의자에 앉으며 중얼거렸다. 어쩌면 제니는 제이미와 블랙 잭 랜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것일까? 그가 자신의 가장 사랑하는 누이에게 이 본적 없는 남자에 대한 일들을 이야기했을 지에 대한 것은 미지수였다. 그 생각을 떨쳐버리기 위해, 그녀는 서둘러 편지를 열었다. 

휘갈겨 써진 단어들이 검고 생생하게 그녀에게 튀어나왔다. 그녀는 이 글씨를 전에도 본 적이 있었다 - 비좁고, 어렵게 쓰여진 단어들, 크고 비틀거리는 꼬리가 달린, 하지만 그 글씨는 200년 전의 문서로, 갈색의 흐려진 잉크로 되어있었고, 그 글자는 기사 식의 말과 형식성으로 제한되어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그는 자유로웠다 - 대담하게 대충 휘갈겨 쓴 글씨가 페이지를 가로질러 말려 있었고, 그 선들은 마지막에 술에 취한 듯이 기울어져 있었다. 단정하지는 않았지만, 읽을 수 있었다

 

Fraser's Ridge, 프레이저의 산마루, 9월 19일 월요일  

내 친애하는 제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