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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윌리엄 (Chapter 102) 본문

Outlander아웃랜더/7. An Echo in the Bone

마침내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윌리엄 (Chapter 102)

페이쓰 2025. 4. 12. 13:07

102. BRED IN THE BONE 본능으로부터

*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윌리엄

"저… 저기, 잠깐 실례할게요…"
나는 방 문 쪽으로 천천히 물러나면서 문고리를 움켜쥐고 재빨리 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았다. 윌리에게 혼자 진정할 시간을 주려는 것이었지만, 사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나는 문에 등을 대고 선 채, 마치 늑대 떼에게 쫓기기라도 하는 사람처럼 숨을 몰아쉬었다. 귀에서는 심장의 고동이 쿵쾅거리며 울렸고, 온몸에 피가 솟구치는 것 같았다.

"지저스 H. 루즈벨트 크라이스트…"
나는 속삭였다. 무언가 분수처럼 속에서 솟아올라 머리 꼭대기에서 터졌다. 그 폭발은 햇빛과 다이아몬드로 반짝이는 물방울처럼 흩어졌고, 나는 거의 넋을 놓은 채 그 빛나는 여운 속에 잠겼다.

밖에서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는지, 잿빛의 더러운 빗물이 창문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내 안에서는 아직도 샴페인 거품 같은 벅찬 감정이 부글부글 끓고 있었으니까.

나는 몇 분간 눈을 감은 채 꼼짝도 하지 않고 서 있었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다만 입술을 움직여 조용히 "고맙습니다, 하나님"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소리조차 없이.

그러다 문을 조심스레 두드리는 소리에 정신이 돌아왔다. 나는 돌아서서 문을 열었다.

윌리엄이 복도에 서 있었다.

그의 셔츠는 아까 찢은 채 그대로였고, 목울대 아래로 빠르게 뛰는 맥박이 보였다. 그는 어색하게 고개를 숙이며 웃어보이려 했지만, 그 시도는 명백히 실패했고 곧 포기했다.

"무어라 불러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가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아,"
나는 약간 당황하며 말했다.
"글쎄… 우리가 맺은 관계가 바뀌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아니, 바뀌지 않기를 바라요."
그러나 그 말을 하자마자, 내 안의 들뜸이 순식간에 꺼져내리며 깊은 아릿함이 밀려왔다. 어쩌면 이제는 정말로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나는 윌리엄을 정말 아꼈다. 그 자신을 위해서도, 그의 아버지를 위해서도—혹은 '아버지들'이라 해야 할지도 모르지만—그랬다.

"‘클레어 어머니’라고 계속 불러줄 수 있겠니?"
나는 조심스레 말했다.
"적어도 좀 더… 적절한 표현을 찾기 전까지는."
그의 눈매가 살짝 좁혀지는 걸 보고 급히 덧붙였다.
"어쨌든 난 여전히 네 계모인 건 사실이잖니. 그… 상황이 어떻든 간에."

그는 그 말을 잠시 곱씹더니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들어가도 될까요?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물론이지. 그럴 줄 알았어."

만약 내가 그의 두 아버지를 모르고 있었다면, 그가 방금 전까지 폭발하던 감정—분노와 혼란—을 이렇게까지 억누를 수 있다는 걸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제이미는 본능으로 감정을 누르고, 존은 오랜 훈련으로 그걸 해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강철 같은 의지력을 지닌 인물이었다. 윌리엄 역시, 그것이 뼛속에 새겨진 기질이든 모범을 통해 익힌 습관이든, 분명 그런 의지를 지니고 있었다.

"뭔가 가져다줄까?"
나는 물었다.
"브랜디라도? 충격에는 좋거든."

그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앉지도 않았다—아마도 앉을 수 없었을 것이다—대신 벽에 몸을 기대었다.

"당신은 알고 계셨겠지요? 그걸… 모르기는 어려웠을 테니까."
그는 씁쓸하게 덧붙였다.
"얼굴이 그렇게 닮았으니."

"정말 많이 닮았지."
나는 조심스럽게 동의했다.
"응, 알고 있었어. 네 아버지가 이야기해 줬거든."
나는 말을 고르느라 머뭇거렸다.
"너의… 출생에 관한… 그… 상황을, 몇 년 전에."

그 상황을 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그 순간 깨달았다—설명해야 할 매우 불편한 이야기들이 여럿 남아 있다는 사실을.
제이미의 갑작스러운 등장과 탈출, 그리고 그 이후에 찾아온 감정의 홍수에 휩쓸려, 그 이야기를 내가 하게 될 거라는 걸 그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었다.

나는 윌리엄이 방에 두고 있는 작은 제단을 본 적이 있었다.
그는 두 명의 어머니—너무도 가슴 아프게 어린 모습의 두 여성—의 초상화를 나란히 두고 있었다.
나이가 주는 장점이 있다면, 이런 상황을 현명하게 다룰 수 있는 지혜쯤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어떻게 그에게 말할 수 있을까?
그가 한 번의 충동과 자의식 강한 어린 소녀의 협박으로 태어난 결과였다는 사실을?
하물며 그가, 그의 법적인 부모 둘 다의 죽음에 간접적인 원인이 되었다는 사실까지?

그리고—그의 존재가 제이미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말해줄 사람이 있다면, 그건 반드시 제이미여야 했다.

"네 어머니는…"
나는 입을 뗐다가 망설였다.
제이미라면, 제네바의 기억을 아들의 마음속에 더럽히지 않기 위해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둘 수 없었다.

"무모했다는 말은 많이 들었어요."
윌리엄은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모두들 그렇게 말하더군요. 그게… 그러니까, 나는 그저 묻고 싶은 건 그거예요. 그게… 강간이었나요?"

"하나님 맙소사, 절대 아니야!"
나는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에 윌리엄의 주먹이 약간 풀리는 게 보였다.

"그렇다니 다행이군요."
그는 길게 숨을 내쉬었다.
"그분이 당신한테 거짓말한 건 아니라고 확신하세요?"

"확실해."
그의 아버지들이야 감정을 감추는 데 익숙했지만, 나는 아니었다.
그래서 가끔은 솔직한 얼굴이 오히려 유리할 때도 있었다.
나는 조용히 서서 그가 내가 진실을 말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확인하게 내버려 두었다.

"두 분은…"
그가 입을 열었다가, 단단히 침을 삼켰다.
"사랑하긴 했던 건가요?"

"할 수 있는 만큼은, 그랬다고 생각해."
나는 부드럽게 대답했다.
"시간이 많진 않았어. 단 하룻밤뿐이었지."
나는 그가 얼마나 아픈지 알았다.
가슴 깊은 곳에서 꺼내 그를 안아주고 싶을 만큼.
하지만 그는 성인이었고, 아직 어린 남자였다.
그의 고통은 그의 것이었고, 그는 자신의 방식대로 그것을 견딜 것이다.
어쩌면 그가 이 고통을 나눌 줄 알게 되기까지는 몇 년이 걸릴지도, 아니면… 평생 걸리지 않을지도 몰랐다.

"그렇군요."
그는 말하며 입술을 꾹 다물었다. 마치 무언가를 더 말하려다 삼킨 것처럼.
"그래요, 알겠어요."
그의 어조에서는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이 명확하게 느껴졌지만, 지금은 이미 너무나 많은 충격을 받은 상태였기에, 더 뭘 물어야 할지도, 이 정보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도 모르는 것 같았다.

"나는 부모님 결혼식 거의 정확히 9개월 후에 태어났어요."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
"그럼… 내 친부를 속인 겁니까? 아니면 어머니가 결혼 전에 하인을 유혹한 겁니까?"

"그건 좀 심한 표현이야,"
나는 조심스레 말했지만—

"아니죠."
그는 날카롭게 말했다.
"도대체 어느 쪽입니까?"

"네 부—제이미는… 다른 남자의 결혼을 기만할 사람 아니야."
내 속에서는 한 문장이 떠올랐다.
프랭크만 빼면.
하지만, 그는 처음엔 그 사실을 알고 있지 않았으니…

"내 아버지 말입니다."
그가 갑자기 말했다.
"파… 존 경 말이에요. 그분도… 알고 있었나요?"

"응."
나는 위험한 수면 위를 걷듯 조심스레 대답했다.
그가 아직 모르는 것이 있었다—존 경이 이소벨과 결혼한 진짜 이유,
그것이 철저히 그와 제이미를 위한 선택이었다는 사실.

"그들 모두였어."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네게 가장 좋은 것을 주고자 했던 건, 네 부모 모두였어. 네 명 다."

"‘나에게 가장 좋은 것’이라…"
그는 되뇌며, 공허한 표정을 지었다.
다시 그의 손이 꽉 쥐어지고, 나는 그 눈빛을 알아보았다.
그건 프레이저 가문의 눈빛이었다.
폭발 직전의 눈빛.

나는 어떻게든 그걸 막아보려 손을 내밀었다.
"윌리엄,"
나는 말했다.
"제발… 믿어줘—"

"믿어요."
그는 말을 끊었다.
"더 이상 말하지 마요. 젠장할!"

그는 갑자기 몸을 돌려 주먹으로 벽판을 그대로 뚫어버렸다.
그 안에 손을 쑥 뽑아내더니 그대로 뛰쳐나갔다.
그가 복도 난간을 발로 차며 밸러스터 몇 개를 부수는 소리가 들렸고,
나는 황급히 문 쪽으로 달려갔다.

계단 위, 그는 계단 난간을 통째로 뜯어 들고
머리 위로 높이 들어올린 후,
크리스털 샹들리에를 향해 내리쳤다.
산산이 부서진 유리조각들이 폭발처럼 흩어졌다.

그 순간 그는 난간 끝에 위태롭게 흔들렸고,
나는 그가 뛰어내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중심을 다시 잡고 뒤로 물러섰고,
그 난간 조각을 마치 창처럼 다시 샹들리에 쪽으로 던졌다.
숨을 내쉬는 소리는 외마디 신음인지, 울음인지 알 수 없었다.

그는 그대로 계단을 뛰어내려갔다.
상처 난 주먹으로 벽을 때리며,
그 자리에 핏자국이 번졌다.
현관문을 어깨로 밀치듯 열고, 기관차처럼 사라졌다.

나는 그 난장판 속에 서 있었다.
부서진 난간을 손에 움켜쥔 채.
바닥엔 깨진 크리스털 조각들이 널브러져 있었고,
벽과 천장엔 빛의 조각들—작은 무지개가 마치 춤추는 잠자리처럼 어지럽게 맴돌고 있었다.

그때 무언가 움직였다.
홀 아래쪽, 그림자가 드리웠고—
작고 어두운 형체가 천천히 열린 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왔다.

후드를 젖힌 그녀는 방 안을 둘러보더니
계단 위 나를 올려다보았다.
그녀의 얼굴은 창백하게 빛났고, 그 속에 담긴 건… 희미한 유머였다.

"아비를 닮았구먼,"
제니 프레이저 머레이가 말했다.
"하느님, 우리 모두를 도우소서."